▲ 자료=금융감독원

[이코노믹리뷰=금교영 기자] KB국민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신한카드와 2강 체제를 탄탄하게 굳히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말 누적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452억1900만원으로 전년 동기(319억6400만원) 대비 41.5%(132억5500만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 규모 자체로는 신한카드 628억36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지만, 수익 증가율로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후발주자 저력…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수익 확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전통적인 수익기반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분야다. 

국민카드는 카드사 차 할부금융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에 속한다. 지난 2016년 할부금융 진출 당시 카드업계의 자동차 할부금융은 선두주자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각각 1, 2위의 수익을 올리며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후발주자의 저력을 발휘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 국민카드로 인해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민카드는 차 할부금융 진출 불과 3년여 만인 지난해 삼성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하며 2강 체제를 재편했고, 올해 들어서는 더욱 굳건해졌다.

카드사 차 할부금융 시장은 신한카드가 전체 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올리며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카드의 수익 비중이 매년 상반기 누적 ▲2017년 7.9%(62억9400만원) ▲2018년 18.2%(190억2800만원) ▲2019년 26.9%(319억6400만원) ▲2020년 34.2%(452억1900만원) 지속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도 늘었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민카드의 차 할부금융 자산은 3조1626억원으로 작년 동월 2조3005억원과 비교하면 8621억원(37.5%) 확대됐다. 어느덧 1위인 신한카드(3조3216억원)와 자산차이는 1590억원으로 대폭 좁혀졌다.

총 자산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카드사 중 최대 규모다. 올해 상반기 국민카드의 총 자산(23조7370억원) 중 차 할부금융 자산은 13.32%로 집계됐다. 카드사 중 유일하게 10%를 넘었으며, 두번째로 높은 신한카드(9.89%)와의 격차도 3.43%포인트에 달했다. 

KB국민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수익기반을 다양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으로 판단하면서 자산을 늘려왔고 실제 수익성 강화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시장까지 영역 확대, 서비스 차별화 추구

올해들어 KB국민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으로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 1월 중고차 할부금융 특화 영업점인 ‘오토(Auto) 금융센터’를 개소했다. 멀티플렉스형 자동차 매매 전문 단지인 서서울모토리움에 자리잡은 오토 금융센터는 차랑 매매부터 할부금융까지 중고차 매매 관련 각종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캐피탈과의 시너지도 주효했다. KB국민카드는 매물 등록대수 14만대 이상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기반으로 성장한 KB캐피탈과의 협업을 통해 신차 및 중고차 할부금융 자산 규모를 늘려왔다.

KB캐피탈의 관계회사인 SY오토캐피탈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SY오토캐피탈로부터 작년 하반기 2534억2600만원, 올해 상반기 3337억4800만원의 자동차 할부금융자산을 매입했다.

서비스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퓨쳐나인(Future9) 3기 선정 업체 ‘카바조’와 함께 중고차 구매 고객을 위한 ‘구매 차량 동행점검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 지정 혁신금융 서비스로 선정된 ‘개인 간 중고차 거래 시 카드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개인 간의 중고차 직거래 시 개인 판매자에 신용카드 가맹점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해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거래대금은 지급보증(에스크로) 방식으로 지급해 거래 안정성을 높이고 할부 결제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제공한다. 또 차량정보 원스톱 조회, 정비사 동행 구매 차량 점검, 자동차보험 가입 연계 등 중고차 구매 관련 편의 서비스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KB국민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후발주자지만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그러나 레버리지 한도 확대 등으로 관련 시장이 커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