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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6년 ‘단통법’…폐지론 고개김영식 의원 단통법 폐지 법안 추진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다. 폐지 이후 유통 구조 안정화를 위한 대안에 대해서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분리공시제 등이 거론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사정 탓에 추진은 쉽지 않다.


단통법 이후 6년, 달라진 건 없다…”폐지가 답”


단통법은 지난 2014년 10월을 시작으로 내달 시행 6주년을 맞는 법령으로, 그 목적은 단말기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 질서를 확립해 통신사들의 건전한 발전, 이용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있다. 통신사가 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 등 가입 유형이나 요금제에 따라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에 차별을 두면 안 된다는 게 골자다. 이른바 ‘호갱’ 양산을 방지하겠다는 의미다.

단통법에 따라 대리점은 통신사 공시지원금의 15% 범위 내에서만 추가 지원금을 이용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 만약 이용자가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을 경우 통신사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나온 제도가 요금을 25% 할인해주는 선택약정할인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단통법은 지난 6년간 유명무실했다는 평을 받는다. 통신 3사는 가입자 유치 경쟁을 펼치며 음지에서 불법 판매 장려금을 풀어왔다. 단통법 이후에도 이용자가 구입 장소 및 협상능력 등에 따라 같은 핸드폰도 구입 가격에 크게 차이가 생기며 ‘호갱’ 발생 행태는 계속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매년 단통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통신3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올해도 통신3사는 방통위로부터 단통법 시행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인 과징금 512억원을 부과받았다.

▲ 신도림 집단상가 모습. 출처=전현수 기자

대다수 소비자들은 “단통법은 모두가 ‘호갱’이 되라는 법”이라며 단통법 폐지를 주장한다. 자율경쟁시장에서 사업자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마케팅비를 늘리고, 더 알아보고 발품을 판 소비자는 단말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인데 이를 왜 법으로 제한하느냐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선 단통법 폐지를 골자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단통법을 폐지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수 규정만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이달 밝혔다. 김 의원은 "현행 단통법은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과 ‘이용자 공공복리 증진’이라는 두 가지 입법목적 모두 달성에 미달했다"며 "실패한 단통법을 보완하기보다는 전면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정부, ‘개정안’ 논의…명쾌한 답은 없어


정부는 폐지보다는 개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통신3사, 이통유통협회, 학계전문가들은 함께 협의회를 구성, 관련 방안을 논의했고 지난 7월 개선 방안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개선 방안에는 장려금을 휴대폰 출고가와 연동시켜 대리점 별로 평등하게 지급하는 장려금 연동제, 장려금 차등 폭이 일정 범위를 넘어가면 제재하는 장려금 차등제 등이 논의됐으나 의견이 원활히 모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사들은 단통법의 향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법령을 통신사가 정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단말기유통구조에 대해서는 다양한 변수가 있어 특정한 입장을 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실현할 수 있는 형태로 개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정도가 입장”이라고 말했다.

통신사는 현재 단통법이라는 이름으로 보조금에 대해 제한 및 시정조치를 받고 있지만 단통법 이전에도 과도한 보조금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제재와 과징금을 받아왔다. 단통법 시행 전인 2013년 12월엔 역대 최대인 과징금 1064억원을 부과받았고 2012년 12월엔 통신3사가 일제히 20~24일 가량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규제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상황인 만큼 단통법이 폐지된다고해서 통신사가 정부 정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가능성도 희박한 셈이다.

▲ 통신3사 대리점 이미지. 출처=뉴시스

쉽지 않은 완전자급제·분리공시제


한편 단통법 폐지의 대안으로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분리공시제 등이 언급된다. 그러나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경우 단말기의 판매를 통신사로부터 완전히 분리해 단말기 구입과 이동통신 요금제 가입을 별도로 떼어 놓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통신사의 불법 보조금은 사라진다. 그러나 현재 일하고 있는 수많은 대리점 및 판매점 직원들이 갈곳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방통위도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단말기 완전 자급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작용이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면서 "수만에 달하는 유통점을 볼 때 쉽게 선택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데, 선택 가능한 범위 내에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분리공시제를 추진하길 원하고 있다. 분리공시제는 제조사와 통신사가 함께 부담하고 있는 공시지원금에 대해 현재는 결정된 지원금 액수만 공시하고 있는데, 이를 제조사와 통신사 별로 얼마씩 지원하는지 분리해서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휴대폰 단말 가격의 하락을 유도한다는 취지이고, 실제로 과거 단통법 도입과 함께 추진된 바 있지만 제조사의 영업기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전현수 기자  |  hyunsu@econovill.com  |  승인 2020.09.16  23: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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