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가 존폐 기로에 섰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반도체 수급이 막히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가 출렁일 전망이다. 나아가 국내 경제계에 대한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15일부터 미 상무부의 조치에 따라 미국 장비 및 소프트웨어 기술로 만들어진 반도체는 화웨이 공급이 중단된다.

화웨이는 최대한 반도체 물량을 확보해 위기를 넘긴다는 각오지만, 이번 조치는 미중 갈등의 연장선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소한 11월 미 대선까지 화웨이의 반도체 수급이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당장 화웨이의 글로벌 통신장비 점유율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유럽 일부 국가와 연대, 통신장비 시장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이 막힐 경우 별다른 외연 확장의 기회를 잡을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5G 상용화 시대가 열리며 관련 통신장비가 팔려야 하지만,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조치로 골든타임을 놓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어려움은 커질 전망이다. 상반기 미국의 압박에도 자국 내수 시장의 활성화로 크게 선방했으나, 이제는 선방할 반도체가 없어 더 큰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

국내 산업계도 고민이 깊다. 화웨이에 반도체를 판매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조치를 기대했으나 전혀 승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큰 손들은 화웨이라는 판매처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다만 화웨이가 반도체를 수급받지 못하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