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시연하는 모습.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양사가 고객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자동차를 제어하거나 차량 안에서 다양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나섰다. 이동통신사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과 통신망에 의존하던데서 벗어나 서비스를 자유롭게 개선·확대해 나가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업의 붕괴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가 미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통신과 모빌리티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차 양사는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기간통신사업자의 일환인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로 변경등록했다.

MVNO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망사업자가 보유한 통신망을 임대해 독자적인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를 의미한다. 현대차·기아차 양사는 통신망을 활용해 자동차를 소재로 연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알뜰폰 사업자 등 음성 이동전화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는 기존 MVNO와 다르다. 커넥티드카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됨으로써 사람에 의해 원격 조종되거나 외부 데이터를 차량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자동차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현대차 고객은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차량 문을 잠그고 열거나, 외부 음악 플랫폼을 활용해 차량 실내에서 음악 실시간 재생(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향후 자동차에서 스마트폰에 견줄만한 편의기능들을 누리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완성차 양사는 기존에도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왔다. 다만 기아차와 같이 SK텔레콤의 IoT 플랫폼을 활용해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도입하는 경우에도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과기정통부에 등록해야 한다. 기아차가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구축·제공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업형태가 변경됐기 때문에 이번 사업자 변경등록을 진행했다.

현대차·기아차 관계자는 “이동통신, 초연결성 기반의 차량제어·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일상에 자리잡을 것이라 본다”며 “이에 대응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MVNO로 통신사업 형태를 전환했다”고 밝혔다.

양사가 커넥티드카 사업을 직접 수행할 경우 그간 축적해온 고객 데이터와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활발히 개발·출시할 수 있는 이점이 발생한다. 기아차의 경우 그간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시스템을 활용해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구현했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선 SK텔레콤과 사전 협의하거나 플랫폼과의 호환을 고려해야하는 등 제약사항에 맞닥뜨릴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사업자 변경등록을 통해 앞으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자율적으로 개발·출시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MVNO로 변경등록하기 앞서 이미 외부 업체와 커넥티드카 사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협력 사례를 만들어왔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쏘카, 롯데렌터카, SK렌터카 등 외부 차량공유·렌트업체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넥티드카 서비스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들어 완성차 3사마다 외부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차량 데이터 개방 플랫폼 ‘디벨로퍼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외부 업체들은 3사별 디벨로퍼스를 통해 각 업체별 차량으로부터 수집된 운행 정보, 주행거리, 차량 상태, 안전 운전습관 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디벨로퍼스를 무대로 업체들과 협업해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 서비스의 수준을 더욱 고도화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진화시키고 교통난 해소 등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지속 창출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차·기아차 양사는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20에 참석한 뒤 오는 2022년 글로벌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 고객 1000만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추교웅 현대차·기아차 전자개발담당 전무는 “통신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을 상상할 수 없듯 앞으로 자동차 역시 초연결성 기반의 커넥티드 카가 우리의 일상에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미래 커넥티드 카 시대를 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