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통신 요금제의 ‘가성비’로 대표되는 알뜰폰 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과 더불어 자급제폰 수요 증가세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8월 알뜰폰 업체(MVNO) 간 번호 이동과 통신3사로부터 유입된 번호이동 건수는 10만200건을 기록했다. 올해 첫 10만건 돌파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매월 감소한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가 턴어라운드 했다. 8월 통신사에서 알뜰폰 업체로 넘어온 가입자와 통신사로 빠져나간 가입자의 차인 순증 가입자 수는 9909건을 기록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 5063명, 3214명, 1632명의 가입자 순감소를 겪었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동통신망을 통신사로부터 빌려서 소비자에게 요금제를 저렴하게 재판매한다. 정부의 통신비 절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도입됐다. 2018년 799만명의 가입자를 기점으로 가입자 이탈이 시작, 영향력을 점차 잃어가는 듯 했으나 최근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대책 제시와 통신사 보조금 감소로 인한 자급제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며 알뜰폰 업계에 다시 활기가 도는 모양새다.

7월 기준 알뜰폰의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율은 10.48%며, SKT가 41.79%로 1위, KT가 26.79%로 2위, LG유플러스가 20.94%를 차지하고 있다.

▲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 현황(2020.07). 출처=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정부, 알뜰폰 활성화 대책 발표…망 도매가 전년비 20% 인하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내놓은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에게 지불하는 망 도매대가를 지난해보다 20% 더 내리도록 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좀더 적극적인 가격 인하 프로모션이 가능해졌다.

‘가성비 좋은’ LTE 요금제 수요가 여전히 많은 가운데 알뜰폰 요금제가 각광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20일 자급제 5G폰을 구입하면 LTE요금제로 가입이 가능하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당초 신규 5G폰은 첫 가입시 5G 요금제를 선택해야해 LTE 요금제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구매로 이어지기 어려웠으나 약관이 변경되며 5G 전용으로 출시되는 신형 스마트폰을 저렴한 알뜰폰 LTE 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게다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총 512억원의 역대 최대 과징금을 받은 통신3사의 보조금 정책도 위축되며, 자급제폰 구매 수요가 늘어났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0은 출시 첫주 개통량의 15% 정도가 자급제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비중이다.

또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맞춤형 요금제와 단말기, 전용할인카드 정보를 한번에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 알뜰폰허브를 개편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달까지 이용자들이 알뜰폰과 다양한 단말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 ‘알뜰폰 스퀘어’도 구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