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한국 가수 처음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올라 세계적으로 K-pop의 위상을 다시금 드높였다.

세계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전 세계 5위 수준에 달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음악 외 영화, 방송, 게임 등 한국 문화콘텐츠의 글로벌 선전이 지속되며, 한류 3.0(2010년대)의 다음 진화 단계인 ’신한류’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신한류(K-Culture) 도약을 위한 기회와 도전 과제’ 신한류 시대로의 도약을 위해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이 갖는 기회 요인과 도전 과제를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新한류 도약을 위한 기회와 도전 과제

규모 경쟁력 갖춘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은 세계 7대 규모로 이미 글로벌 규모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게임, 음악, 영화, 방송 시장은 전 세계 10위권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은 2019년 8.8천억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이며, 다음으로 중국과 일본이 각각 3.7천억 달러, 1.9천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은 지난해 6.6백억 달러 규모로 세계 7대 규모로 평가되며, 2023년에는 8.0백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8년 국내 게임 산업 규모는 전 세계 4위를 차지했으며, 2018년~2022년 연평균 7.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국내 음악 및 영상, 게임 관련 서비스 수출 성장세가 이어지며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세계 시장에서 K-pop을 비롯한 국내 방송, 영화 등의 인기로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출은 지난해 기준 9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며, 미국은 197억 달러 규모로 세계 1위 수출국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5~2019년간 수출 상위 15개국 중 스웨덴, 네덜란드, 인도의 성장세가 빠르며, 한국은 동기간 연평균 성장률 11% 수준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및 게임 산업의 성장으로 한국의 통신·컴퓨터·정보 등의 서비스 수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통신·컴퓨터·정보 서비스 수출은 아일랜드가 가장 많은 124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다음으로 인도 649억 달러, 미국 557억 달러 등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통신·컴퓨터·정보 서비스 수출 상위 5개국과 비교하여 수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15~’19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아일랜드(21.7%), 중국(20.2%) 등과 함께 높은 수준인 12.1%를 기록했다.

한류 팬덤을 기반으로 콘텐츠 IP 확장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디지털 플랫폼 발달로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접근성이 높아지고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 세계적인 한류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발달로 국내 영상, 음악 등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접근성이 높아지고 수요가 확대되며 다양한 지역에서 한류 팬덤이 형성됐다.

전 세계 한류 커뮤니티(팬클럽 등) 회원 수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아시아 지역(2014~2019년 연평균 성장률 32.3%)뿐만 아니라 아메리카(35%), 유럽(60.7%) 등에서도 크게 증가했다.

음악 산업에서는 전 세계 실물음반 시장 축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K-pop 음반 판매량은 크게 증가해 전 세계적인 한류 팬덤의 위력을 입증하고 있다.

글로벌 실물 음반시장 규모가 2013년~2019년 연평균 –5.7% 성장하는 가운데, K-pop 실물 음반 판매량은 같은 기간 연평균 27.7%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오프라인 공연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올 상반기에도 K-pop 음반 판매량은 전년대비 41.9% 상승했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이와 함께 이와 같은 한류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국내 콘텐츠 지식재산(IP)이, 영상, 게임, 상품, 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되고 있어 더욱 큰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콘텐츠 IP는 영상, 게임, 상품, 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특히 팬덤을 보유한 콘텐츠 IP의 경우 장르 및 분야 확장이 용이하다.

최근 모바일 게임으로 흥행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사의 ‘리니지M’은 기존 큰 인기를 누린 온라인 게임 IP를 모바일 환경으로 출시해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는 2005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매출이 약 15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스마일게이트에서 출시한 ‘크로스파이어’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드라마, 영화 제작 등이 진행 중이다.

국내 전체 저작물 등록 건수는 2013년 3.1만 건에서 2018년 4.4만 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가운데 출판, 음악, 영화 등을 포함하는 핵심 저작권 산업 매출액은 지난 2013년 129.7조 원에서 2017년 163.7조 원으로 연평균 6% 성장세를 나타냈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높은 경제 잠재력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문화콘텐츠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경제적 파급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지난 2010년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문화콘텐츠 산업 비중(부가가치 기준)은 2000년 3.7%에 불과하였으나, 2019년 5.0%까지 확대됐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은 2000년 5.6%에서 2019년 6.3%까지 비중이 증가한 반면, 일본은 2000년 4.8%에서 정체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제조업 등 전산업과 비교하여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유망 산업으로 높은 경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 성장에 따른 한국 콘텐츠 진출 기회 확대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세계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전 세계 5위 수준으로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2017년 2.0조 달러에서 2022년 2.5조 달러로 연평균 4.4% 성장할 전망이다.

아울러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동기간 9898억 달러에서 1.4조 달러로 연평균 약 8%에 이르는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비중이 동기간 49.6%에서 58.2%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기준 한국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규모는 386억 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5번째로 시장 규모가 크다.

상위 5대국 가운데 2017~2022년 시장규모 연평균 증가율은 중국(9.4%)에 이어 한국(8.4%)이 두 번째로 빠르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디지털 콘텐츠 시장 확대와 함께 콘텐츠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한국 문화콘텐츠의 국내외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의 노출 빈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

실제로 주요 영상플랫폼 넷플릭스 내 한국 콘텐츠 수가 증가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가 더욱 선전하고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 K-pop의 인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 세계 가수 중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 가수 저스틴 비버의 유튜브 검색량보다 방탄소년단의 유튜브 검색량이 더욱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콘텐츠 플랫폼의 부재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사업자들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국내 플랫폼이 부재한 상황이다.

국내 방송 시장의 경우 넷플릭스 등 거대 해외 OTT 사업자들의 성장과 신규 사업자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산업 내 경쟁 구도가 치열해지면서 각 사업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독점 제휴 콘텐츠 유통, 구독 모델 정교화 등 차별화된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글로벌-로컬 서비스의 확산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디즈니 플러스, HBO 맥스 등 또한 잇따라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국내 콘텐츠 플랫폼업체들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 공급업자 간 수직적 결합 외 제휴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연합플랫폼(기존 POOQ 사업자)과 SKT(기존 OKSUSU 사업자)의 서비스 결합으로 ‘웨이브(WAVVE)’가 탄생했다.

이어 LG유플러스가 ‘U+모바일tv’를 개편 출시하고 KT는 기존 모바일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시즌(SEEZN)’을 선보였으며, tvN과 JTBC는 자사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론칭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 주요 콘텐츠 플랫폼에 대항하여 디지털 미디어 시장을 주도할 국내 플랫폼 사업자가 부재한 상황이다.

국내 OTT 업체들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일부 증가하고 있으나, 넷플릭스가 여전히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경우 현재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지만, 향후 전 세계 음원 플랫폼 점유율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스포티파이(Spotify) 등이 향후 국내 시장 진출 시 시장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상대적으로 낮은 노동생산성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에 비해 낮지만 전 사업 및 서비스업 전체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주요 G7 국가 대비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아직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문화콘텐츠 산업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2016년 기준 19.1만 달러, 이탈리아의 경우 2018년 기준 15만 달러, 프랑스는 2017년 10.8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2018년 10.7만 달러로 주요 G7 국가 노동생산성을 하회하고 있다.

문화기술 선진화를 위한 환경 및 인프라 개선 필요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문화산업과 첨단 기술이 접목된 문화기술(Cultural Technology)의 선진화를 위해 국내 인적자원, 규제, 기술 환경 및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의 전반적인 디지털 경쟁력 순위는 63개국 중 10위(2019년 기준)로 높은 수준을 보이나, 관련 인적자원 및 규제 부문 등의 경쟁력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디지털 경쟁력을 측정하는 세부적인 지표를 보면 인적자원(30위), 규제(26위), 자본(29위) 부문은 63개국 중 중하위권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5G 서비스 상용화로 증강현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제작 및 공급이 용이해짐에 따라, 관련 기술 환경 및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한 지속적인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증강현실 등 기술을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의 2018년 국내 기술 수준은 미국보다 16.9% 낮으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는 지능형 콘텐츠의 2018년 국내 기술 수준은 미국보다 13.6%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류승희 연구원은 “한류의 확산 및 진화를 통해서 문화산업의 선진화를 본격화해야 한다”며 “한류가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문화산업 연구, 한류 재화 및 서비스 개발과 해외 마케팅 강화 등으로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문화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하여 콘텐츠 제작 여건의 안정성 유지와 기술 환경 변화에 따른 인프라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며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시장 확대로 인한 기회 요인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국내 콘텐츠 플랫폼의 자체 경쟁력 향상 및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