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유탄을 맞은 국내 증시가 단기 조정을 겪은 후 재상승하는 'W'자 회복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제조업 지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안감이 낮아졌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으로 주가 상승 압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단기간 투자심리 위축, 증시 반영 등 단기 조정을 겪겠지만, 글로벌 정책적인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만큼 2차 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단기조정 오히려 비중 확대 기회

3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1.53포인트(1.33%) 오른 2395.90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8월 중 2400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2300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월 27일 441명을 기록한 이후 최근 200명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확산세가 진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번 재확산은 수도권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국내 경제·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형 소매판매점 매출 비중의 56%가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3월보다 큰 소비 충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급반등 이후 국내 증시의 단기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겹치며 펀더멘털 불확실성 확대되고 있다. 이어 외국인의 투자심리 위축, 수급 불안 등도 나타나 코로나19 재확산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조정이 지난 3월과 같은 주가 상승 ‘급행열차’를 탈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정책 모멘텀이 유효한 상황이다”라며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지표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각국의 통화·재정정책 규모와 강도는 2008년 금융 위기 당시를 넘어섰다. 미국은 앞서 진행한 4번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5차 부양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2% 이상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평균물가목표제를 발표했다. 유럽도 회복기금을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GDP 규모의 23.6%에 달하는 유동성과 재정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글로벌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5만명대에서 하락 중인 가운데 특히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7만명이었던 미국이 8월 중순 이후 4만명 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경제활동 정상화에 따른 경기 회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제조업 PMI 등 견조한 회복세 지속 

지난 1일 발표된 주요국들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PMI는 제조업 경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선행 지표다.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대,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8월 제조업 PMI는 56.0으로 4개월 연속 상승한 가운데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수주지수는 16년 만에 최고치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제조업 경기도 살아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201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면서 생산·수요·수출 지수 모두 확장 국면을 나타냈다. 유럽의 경우 지난 7월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2개월째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제조업 생산과 신규 주문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경제 회복과 기업이익 전망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기대가 지속되면 2020년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모멘텀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라며 “막대한 유동성에 경기회복 기대가 가세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성은 높아지고, 글로벌 증시의 상승추세는 강해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 또한 빠른 회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3월 말, 국내 1차 코로나19 확산 국면 당시 813명 신규 확진자 수 정점을 기록한 이후 14일 만에 100명을 밑돌았고, 36일 뒤에 50명을 밑돌았다. 이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확산 전개로 정점 통과 시점이 늦어지더라도 9월 말~10월 초에는 진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코로나19 확산 진정 시 글로벌 경기·교역 회복을 바탕으로 국내 증시의 빠른 안정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

"IT·헬스케어 등 주도주 유지…실적 기대되는 가치주도 주목

KB증권 김민규 연구원은 “과거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당시 ‘위기에 따른 하락, 하락 이후 반등, 고점과 벨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하락, 기업이익 반등을 상승세 복귀’라는 과정을 겪었다”라며 “아직 코로나19,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으나,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는 것은 속도와 업종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김민규 연구원은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 단기적으로는 지금까지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시장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주지 않은 자동차, 증권 등과 매출 개선 기대가 있지만 소외된 미디어 엔터를 주목해 볼 수 있다.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는 화학, 소프트웨어, 자동차, 헬스케어 등 기존 주도주가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주가 상승추세가 강해질수록 상승을 주도하는 업종·종목은 집중화될 전망이다”라며 “향후 IT(반도체, 인터넷, 2차 전지)와 헬스케어 업종의 차별적인 수요·이익모멘텀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가치주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그만큼 상대적 가격 매력도는 높아졌다고 판단된다”라며 “최근 가치주와 성장주의 이익 증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가치주에도 순환매 차원의 투자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