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C녹십자 관계자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생산 공정을 보고 있다. 출처=GC녹십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GC녹십자의 영업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 해외 혈액제제 사업도 난항을 겪었다.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은 하향조정됐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전문 기업으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발 성공을 통해 부진한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C녹십자 사업 부진 지속?

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GC녹십자에 대해 연구개발비 및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영업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예년 수준의 영업수익성 회복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NICE신용팡가는 GC녹십자 장기신용등급을 ‘AA-/Stable’에서 ‘AA-/Negative’로 낮췄다.

설명에 따르면 GC녹십자는 2014년부터 2017년 동안 10% 내외의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지속했지만 2018년 이후 오창 PD2 혈액제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 해외 진출 위한 R&D 비용 확대, CI변경에 따른 광고선전비 지출, 비경상적인 재고자산 폐기, 혈액백 사업의 저조한 수익성 등의 영향으로 EBITDA/매출액이 낮아졌다.

▲ GC녹십자 매출 및 영업수익성 추이(단위 억원). 출처=GC녹십자, NICE신용평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GC녹십자의 EBITDA/매출액은 각각 12.4%, 11.5%, 9.1%, 9.9%, 6.8%, 6.3%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9753억원, 1조478억원, 1조1979억원, 1조2879억원, 1조3349억원, 1조3697억원으로 늘었지만 조정영업이익은 970억원, 917억원, 785억원, 903억원, 502억원 403억원을 나타냈다.

GC녹십자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료 전년 동기 200억원에 비해 20.6%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마진율이 양호한 백신 부문에서 남반구향 독감백신 매출이 1분기와 2분기 나뉘어 반영되고, 수두백신 선적이 하반기로 조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선적 일정 변동이 있는 사외사업의 경우 2분기 실적 수치가 예상보다 작게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영향,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 매각

GC녹십자는 이달말까지 캐나다 퀘백주 혈액제제 생산공장인 GC BT와 미국에서 10여개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는 GC AM을 스페인 혈액제제 기업 그리폴스에 일괄 매각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기업가치 기준으로 5520억원 규모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순부채 등을 제외한 실제 지분매각 가격은 3838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거래로 녹십자로 유입되는 현금은 1331억원으로 손익 영향은 녹십자 별도기준 순이익 430억원, 연결기준 순이익은 7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인 GC BT는 퀘백주의 지원을 받아 면역글로불린(IVIG) 등 혈액제제를 생산,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2017년 건물이 완공된 후 내부 장비들을 갖춰 상업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3년이 지나도 상업용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 GC녹십자는 오창공장의 인력을 캐나다로 파견해 기술을 전수하는 등 상업용 제품 생산에 노력을 기울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타격을 입게 됐다.

▲ IVIG 북미 진출 프로젝트 계획. 출처=GC녹십자, 하나금융투자

매각은 미국 IVIG 진출이 늦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구완성 애널리스트는 “연간 35만리터의 혈장을 확보할 수 있는 11개의 미국 혈액원 마저 매각함에 따라 2년의 의무 공급 기간 이후 혈장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주가에는 부정적 이벤트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향 IVIG 10%는 올해 4분기에 허가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하반기부터 오창공장에서 수출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 김태희 애널리스트는 “캐나다 생산을 통한 북미 시장 직접 진출의 계획이 무산된 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긍적정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로 사업 난항 타개?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임상 2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혈장치료제는 혈장치료와 같은 의료 행위가 아니라 혈장 속 항체단백질을 따로 분리해 고농도로 제조하는 ‘항코로나19 고면역글로불린’ 의약품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환자에서 고면역글로불린 'GC5131'의 용량 설정 및 유효성,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전향적, 공개, 무작위 배정, 다기관 2a상 임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임상 실시 기관은 세브란스병원, 충남대병원, 고려대안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중앙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다.

글로벌 각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신약은 개발 성공률이 극히 낮은 한계가 있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는 인체의 물질을 활용하므로 안전성은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상 성공 시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혈장치료제는 GC녹십자 외에도 CSL Begring, 그리폴스, 다케다 등이 개발 중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에 합류해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과 해외용 혈장치료제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