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테크가 우리의 디지털 일상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출처= Desca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매일 아침 당신은 이메일을 확인한다. 낮에는 소셜 미디어를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저녁에는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다. 잠자리에 들 때도 전자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이러한 모든 활동을 하기 위해 당신은 아마도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들이 만들거나 판매하는 제품을 사용했을 것이다. 오늘날의 일상 생활에서 이들 빅테크들을 피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없다. 스포티파이(Spotify)를 구독한다고 해도 음악을 스트리밍받기 위해서는 구글 안드로이드폰, 아마존 스피커 또는 애플 아이폰을 사용해야 할 테니까. 원치 않는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해도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을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

우리 디지털 생활의 대부분을 이 몇 개의 회사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미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애플의 최고 경영자들을 의회 반독점 청문회에 소환한 정확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빅테크의 덫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뜻 보기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보인다. 생산성 앱을 제공하는 시카고의 베이스캠프(Basecamp)의 창업자 제이슨 프리드는 "당신 동네 서점을 이용한다고 해서 아마존을 폐업시킬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각을 거듭해 보면 기술 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치들이 있다. 그런 대안들을 널리 알림으로써 우리 자신과 중소기업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 우선 대기업이 시장에 내놓는 신제품을 광고에 현혹되어 족족 사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소비 패턴을 바꿀 수 있다. 또 우리가 좋아하는 앱을 만드는 인디 개발자들을 지원할 수도 있다.

프리드의 표현대로 ‘우리 자신의 양심을 지키는’ 방법을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소개했다.

찾아보면 대안이 있다

보다 양심적인 소비자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조사를 해보는 것이다.

구글 크롬이 가장 인기 있는 웹 브라우저일 수도 있지만, 우리에 관한 데이터를 덜 수집하는 대안이 있다. 우리의 모든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있는 동안에도 그들과 연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더 작은 앱이나 방법들이 있다. 뉴스 사이트와 기술 블로그를 뒤지면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산타클라라대학교 마크쿨라 응용 윤리센터(Markkula Center for Applied Ethics)의 돈 하이더 소장은 몇 가지 예를 들었다.

“구글 크롬 대신, 사생활과 보안에 더 초점을 맞춘 덕덕고(DuckDuckGo), 브레이브(Brave), 오페라 (Opera) 같은 훌륭한 브라우저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고, 페이스북 대신 광고가 없는 베로(Vero) 나 마스토돈(Mastodon)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자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에서 종이 타월이나 손 세정제를 주문하는 대신, 동네 마트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픽업할 수 있다. 아마존에서 새로 나온 개 목줄을 주문하는 대신 엣시(Etsy) 같은 독립 매장에서 주문 제작 상품을 사는 것을 고려해 보라. 하라.

프리드는 아마존에서 쇼핑하는 일은 거의 없고, 우버 대신 택시를 타며, 지역 서점의 책들을 소개하는 사이트 인디바운드(IndieBound)에서 책을 찾는다고 말한다.

꼭 새 제품만 고집하지 말고 중고품을 사라

또 다른 대안은 기술 하드웨어를 살 때 중고 기기나 수리된 기기를 사는 것이다.

당신이 새 전화기나 컴퓨터를 사면 당신이 지불한 돈은 그 제품을 만든 거대 기술기업에게 직접 들어간다. 그러나 당신이 중고 제품을 사면, 장비를 수리하고 재판매하는 보다 광범위한 중소기업 공동체를 지원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중고 전자제품의 상태가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중고 전자제품을 사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재판매자들은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제품의 옛 영광을 되살리는 기술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대개 품질이 보증된다. 잘 알려진 중고용품 판매업체로는 게임스톱(GameStop)과 가젤(Gazelle)이 있다.

중고품 구입은 또한 보다 넓은 의미의 사명에도 기여한다. 이른 바 ‘고쳐 쓰기 운동’(repair movement)이다.

자동차 업계와는 달리 소형 전자제품 수리점은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를 수리하는 데 필요한 부품과 정보를 제한적으로 나마 구할 수 있다. 시민단체들과 수리업계는 그 동안 전자 제품 제조업체들에게 기기를 수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과 정보를 공유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추진해 왔다.

소비재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지속가능성 컨소시엄(Sustainability Consortium)의 기술개발 및 혁신 책임자 캐롤 마스는 “중고 제품이나 수리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수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고, 이는 결국 제조업체들이 독립 기술자와 소비자를 인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 ‘왜 이 제품은 중고나 수리 제품을 구할 수 없지요?’ 대부분의 경우 제조업체가 그 길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중고 제품 사는 것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으로 새 전자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중고나 수리 제품이 있는지 확인하라. 상태가 좋은 물건을 발견한다면 주저 말고 구입해 돈을 절약해라.

인디 개발자를 지원하라

골리앗보다 다윗에게 우리의 지지를 보여주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인디 개발자들에게 약간의 인내심과 공감을 갖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앱이나 게임의 큰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때, 새 버전에 대해 3달러에서 10달러를 청구하면 종종 기분 나빠한다. 그러나 가급적 짜증을 내지 않도록 노력하라. 그 사람들은 당신에게 갖가지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려는 대기업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작은 인디 개발자들이다. 그러니 기꺼이 돈을 지불하라. 당신은 커피 한 잔이나 샌드위치 한 개의 돈으로 좋아하는 소프트웨어를 광택 나게 닦은 것이다.

게임 개발자인 브리아나 우는 "당신이 좋아하는 소프트웨어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식당 종업원에게 팁을 주는 윤리적 책임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이 인디 비디오 게임을 즐기면서 그들에게 지불하는 돈에 그들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는 셈입니다.”

소규모 앱 개발자들은 빅테크와 같은 막대한 마케팅 예산도 없다는 점을 기억하라. 앱 스튜디오 콘트라스트(Contrast)의 창업자인 데이비드 바너드는 "우리 대부분은 사용자들의 리뷰나 입소문 형태의 풀뿌리 마케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 당신이 그 앱을 좋아한다면, 당신의 친구들에게 그것을 사용하도록 널리 말하라.

예를 들어 맥(Mac) 용의 인디 소프트웨어 중에 판타스티컬(Fantastical)이라는 달력 앱이 있다. 이것은 애플의 달력 앱보다 온라인 달력을 더 잘 구성되어 있고 기능도 신뢰할 만하다. 가격이 50달러로 제법 비싸지만 시간을 잘 지키도록 도와주며 톡톡히 제 값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