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고케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 출처=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의 수출을 이끌고 있는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에 이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적용한 의약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ADC 시장은 연평균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허가를 획득한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ADC 치료제 ‘엔허투’가 시장 성장을 점쳐볼 수 있는 한 예다.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 ‘컨쥬올’을 보유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ADC 파이프라인들의 추가 기술이전이 기대된다.

바이오시밀러 급성장 이어갈 ADC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8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2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셀트리온그룹과 삼성바이오그룹이다. 두 그룹의 지난해 매출 합산액은 전체 바이오시밀러 시장규모의 약 20%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DC 치료제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해 약 3조 3000억원 규모에서 2026년까지 연평균 37% 성장해 29조 9000억원 규모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ADC는 기존의 항체 치료제보다 치료 효능을 더 높일 수 있는 신기술로 평가된다. 이는 기존 단일클론 항체 특이성과 약물 세포독성의 가장 좋은 장점을 조합한 의약품이다. ADC는 크게 약물과 단일 클론 항체,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종양을 예로 들면 ADC는 암세포 표면에 나타난 특정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사용해 약물을 종양세포에 전달하는 방법이다.

ADC 시장의 성장세를 점쳐볼 수 있는 의약품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엔허투’다. 이 ADC 의약품은 지난해 매출 355억원을 기록했다. 엔허투는 오는 2026년까지 매출 5조 7000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엔허투는 HER2를 타겟하는 항체 트라스투주맙에 자체 개발 링커 기술과 ‘DXd’라는 톡신을 결함한 ADC 의약품이다. 이는 기존에 출시된 트라스투주맙 기반 ADC 대비 독자적인 링커와 톡신 기술에 기반을 두고 효능을 높이면서 부작용을 낮출 수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를 통해 타겟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이동건 애널리스트는 “엔허투의 성공 배경에는 다양한 적응증으로의 확장 및 1~2차 치료 옵션으로 확장에 대한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레고켐바이오, 차세대 ADC 플랫폼 ‘콘쥬올’ 기술이전 기대

레고켐바이오는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인 ‘콘쥬올’을 보유하고 있다. 콘쥬올은 기존 ADC 치료제들과 달리 독자적인 기술을 토대로 효능 및 대량생산에서 우수성을 입증했다. 레고켐바이오는 특정 항원에서 둘 사이의 연결을 끊어 약물이 원하는 곳에서만 방출되도록 만드는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약물과 항체만 바꾸면 계속해서 새로운 바이오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엔허투와 동일한 항체인 트라스투주맙과 콘쥬올 기술을 적용한 HER2 ADC 치료제 ‘LCB14’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동건 애널리스트는 “향후 공개될 임상 데이터에서의 우수성 입증을 통해 LCB14 뿐만 아니라 다른 ADC 파이프라인들의 추가적인 라이선스 계약 기대감은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파이프라인. 출처=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키움증권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2건의 기술이전을 포함해 총 7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누적 계약금은 2조원에 이른다.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기술이전이 가능할 시 누적 계약금은 3조원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술이전 파이프라인을 제외한 6건의 기술이전 파이프라인에서 개발 단계에 따른 계약금인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안정적으로 실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HER2 ADC 경쟁약물은 제법 많은 편인데, LCB14는 HER2 발현 2+로 HER2 ADC 혁신신약(First-in-class)인 케싸일라(HER2 발현 3+ 대비 HER2 발현율 범위가 더 넓어 타겟 시장이 크다”면서 “약물치료범위도 경쟁사 대비 높아 임상 중간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기술이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