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해 보험사들의 절판마케팅에 제동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만기환급률을 강조한 '무‧저해지환급형 보험' 영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은 보험료 납입기간 중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일반 상품 보다 저렴하고 만기환급률이 높다. 때문에 이 상품들은 보장성임에도 주로 저축성으로 둔갑돼 팔리곤 했다. 보험사들은 10월 예고된 상품개정과 예정이율(보험사 기대 운용수익률) 인하에 따른 보험료 인상 등을 빌미로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을 활용한 고객몰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환급률을 내세운 무‧저해지환급형 보험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내달 법인보험대리점(GA) 영업 전략으로 저해지환급형 기능이 탑재된 자사 종합간병보험의 만기 환급률을 강조해 설계사들에게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업현장 일각에선 삼성생명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 중 한 상품의 체증형(사망보험금 증가)을 활용해 고객 상속세를 준비하도록 환급률을 강조, 판매자에게 교육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최근 종합보험과 자녀보험에 각각 '무해지 완납 후 100% 지급형' 담보를 신설했다. 이 상품들은 그간 △납입 후 5% 체증 △납입 중 5%체증 △전기간 무해지 등으로만 플랜이 구성돼 있었다. '완납 후 100% 지급형' 상품은 '납입 후 5% 체증형' 상품 대비 완납시점 환급률이 약 80% 이상 높다.

저축 컨셉 우려 여전

이처럼 보험사들이 내달 영업 전략으로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에 방점을 찍은 것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반짝 고객 유치를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는 금리 하락 등에 따른 예정이율 인하로 오는 10월부터 대부분의 보험료 인상이 예고 돼 있어 영업력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은 해지환급금이 적거나 없지만 보험료는 일반 상품보다 약 10~30% 싸다. 이 때문에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은 일반 상품과 만기환급금이 비슷하더라도 보험료는 저렴해 환급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험사들은 높은 환급률을 미끼로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을 저축성 보험처럼 영업해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무해지환급형 보험의 환급률이 일반 상품의 환급률을 넘어설 수 없도록 10월부터 상품개정을 통해 환급률을 제한키로 했다.

상품개정 소식에 보험사들이 너도나도 절판마케팅에 뛰어들면서 금융당국은 최근 전체 보험사들에게 절판마케팅 금지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과도한 절판마케팅이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은 절판마케팅이 의심되는 설계사와 보험사를 대상으로 미스터리쇼핑 등의 현장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만기 환급률만 봤을 땐 무해지보험을 따라올 상품이 전무할 정도"라며 "나이가 좀 있으신 고객들은 추가납입이 필요한 유니버셜 상품보다 무해지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무해지보험의 가입 니즈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