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미 넘치는 섹시미로 많은 남성팬을 몰고 다니는 나탈리 걸비스(왼쪽)와 산드라 갈(오른쪽).


골프시합이 펼쳐지면 우승이 예상되는 선수나 팀, 혹은 현재 가장 성적이 좋은 팀에 갤러리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늘 그런 것만은 아니다. 우승조와는 거리가 먼 듯 한데도 갤러리가 늘 구름처럼 몰리는 경우도 있다. 왜일까? 그 이유는 바로 섹시한 골퍼, 즉 필드의 섹시 아이콘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는 선수들 때문이다. 성적과는 별 관계없이 필드에서는 그녀들의 모습만 봐도 감동(?)이라는 팬들도 있다.

현재 가장 핫(Hot)하다고 인정(골프 관련 언론들이 선정)하는 섹시아이콘 1위 골퍼는 산드라 갈(Sandra Gal)이다. 처음에 이름을 들었을 때는 한국사람인줄 알았는데 1985년생 독일 선수다. 그녀는 미국 플로리다대학에서 광고학을 전공했으며, 183센티의 큰 키. 모델 뺨치는 늘씬한 몸매. 게다가 독어, 영어, 체코어까지 3개국 언어에 능통하다고 하니 무엇 한가지 부족할 것이 없는 말 그대로 팔방미인이다.

한마디로 똑똑하고 예쁜 여자가 운동까지 잘한다고 하니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만 하다. 물론 남자 팬들이 그녀 뒤를 졸졸 따라다니지만 이들 역시 몸조심을 해야할 지 모른다. 그녀는 이종격투기로 몸매관리를 한다고 하니 쉽게 다가가지도 못할 듯 싶다.

켈러웨이 골프 모델을 잠깐이나마 했던 그녀는 꽤 많은 사진을 남겼는데 최근 섹시골퍼 콘테스트에서도 당당히 1위를 했다. 1등을 한 그녀의 소감도 예쁘기만 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게 봐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미모에 실력에 겸손함까지 갖췄으니 팬들이 그녀의 매력에 점점 빠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만 같다.

필자가 미국 LPGA선수로 활동할 당시에는 가장 섹시한 여자골퍼로는 단연 나탈리 걸비스(Natalie Gulbis)선수가 꼽혔다. 1983년생으로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올라온 아직은 소녀같은 선수였다. 175센티. 푸른 눈에 금발의 머리가 눈에 띄는 선수였다. 그녀의 미모만큼 주목을 받았던 것은 바로 골프스윙이었다.

그녀는 엉뚱하다고 할 정도의 특이한 스윙과 다소 '황당한' 임팩트로 눈길을 끌었다. 오랜동안 아버지한테 지도를 받았다고 했는데 나중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골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던 부치하먼(Butch Harmon)에게 지도를 받으면서 확 달라진 스윙으로 거듭난 선수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한 ‘황당한 스윙’이란 머리의 위치를 최대한 잡아두는 골프 이론을 대단히 비껴간 그녀의 임팩트 모습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급격히 땅으로 떨어지는 머리로 어떻게 공을 맞출 수 있는지 지금도 의아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금도 여전히 현존하는 프로이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린 선수이기도 하다. 또. 골프스윙만큼이나 골프를 위한 몸 만들기도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된다. 데뷔한지 얼마 안 돼 누드 카달로그를 찍어 불타는 판매기록을 세운 것도 특이하다. 골프를 좋아하는 남자들 사이에서는 그녀의 누드달력을 사고 수집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녀는 얼마 전 수영복 화보를 찍었는데 놀랍게도 수영복을 입은 것이 아니라 수영복 대신 보디 페인팅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려 13시간이나 걸려 몸에 그림을 그리고 화보를 찍었다고 한다. 그녀는 운동으로 단련된 몸, 그리고 젊음과 에너지로 자신만의 팬 베이스를 만들어낸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

특히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비결 중 한 가지는 바로 그녀의 ‘에이전트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탈리의 일상을 TV속에서 볼 수 있는 쇼가 있었고, ‘예쁜 여자가 골프도 잘 친다’라는 관점이 또 다른 매력을 심어줬으니 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여자 스포츠 프로리그의 이미지는 힘 좋은 여자.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여자들이 가득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이런 섹시 아이콘 선수들이 바꿔놓았다는 점은 인정할만 하다. ‘여자 프로운동 리그에는 레즈비언들이 많다’는 미국인들의 인식이 시합이나 중계의 스폰서를 잃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협회입장에서는 이런 섹시 아이콘 선수들이 등장할때마다 쌍수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미녀 골퍼를 대하는 또 다른 시선도 있다. 신사숙녀의 점잖은 운동이 골프라는 것은 운동의 매력이자 장점인데 자칫 미녀골퍼가 이런 분위기를 흐뜨려놓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없지 않다는 얘기다. 얼마 전에도 한국계 선수가 누드사진을 찍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인터넷에 올려진 댓글을 보며 미녀선수들이 모두에게 아름답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누드사진과는 거리가 있을 듯한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선수는 또 누가 있을까? 폴라 크리머(Paula Creamer)선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핑크팬더로 통하는 크리머 선수는 핑크색으로 자신의 외모를 도배하고 필드를 누빈다. 모자 핀 양말 장갑. 심지어 공까지 핑크로 통일하고 나오는 크리머는 어린아이들의 팬 층이 매우 두텁다. 늘 도전적으로 보이는 강함과 여성스러운 핑크의 만남. 그리고 노출에 한계를 두기 때문일까? 그녀는 특유의 건강함이 섹시하게 보이는 그런 선수다.

오래된 이야기 이지만 과거 젠스티븐슨(Jan Stephenson)이라는 선수는 남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었다. 그 이유는 그녀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매거진에 실리면서 그녀의 누드화보는 하루아침에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만큼 영향력이 컸다. 한동안 그녀를 보기 위해 구름같이 갤러리가 몰렸음은 미뤄 짐작할 수 있겠다.

필자는 시합 때 그녀가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엄청난 기대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친구들에게 ‘그녀가 어디 있냐’ 묻자 바로 필자 옆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필자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사진 속의 모습과는 매우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시간이 흘러 아주 평범한 옆집 아주머니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나는 사진 속의 그녀만을 상상하고 여전히 섹시하고 젊을 것이라 기대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금발의 미녀는 연출된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 금발은 염색의 힘이다. 어느새 미녀의 조건에는 큰 키. 푸른 눈. 그리고 금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기 때문에 일단 머리색부터 바꾸고 본다.

젊음. 그 아름다움은 영원하지 못한 것이 틀림없다. 젊은 시절을 충분히 즐기고 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은 미리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땐 그랬지’를 느끼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썩는 아름다움. 없어지는 아름다움이 아닌 늘 건강한 생각과 노력하는 마음이야 말로 진정한 섹시함이 아닐까?

여민선 프로 minnywear@gmail.com
LPGA멤버, KLPGA정회원, 라이프스포츠클럽 골프 제너럴 매니저, 방송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