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fore and After 19003, 100×100㎝ Acrylic, crystal and Mother of Pearl on Canvas, 2019

근래 들어서는 우리의 전통 유물이나 미술품을 ‘차용’한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미술에서 ‘차용’은 미술사나 광고 미디어 등에 이미 등장한 이미지나 다른 이미지를 합성시켜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제작기법을 말한다. 이는 작품을 제작할 때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나 기존의 작품이나 이미지를 빌려 합성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차용은 미술문화의 시대적 환경 변화에 따라 그 표현방법이 바뀌는데 원작의 일부나 사진의 원본 이미지를 차용하기도 한다. 또한 서로 다른 원본을 가져다가 재조합하여 본래의 의미를 해체하고 새로운 의미를 생산하기도 한다. 이때 의도를 지닌 적극적인 인용을 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과거의 명작을 인용하거나 대중문화와 같은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등장했던 기존의 이미지들을 끌어와 재구성하여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이다.

▲ Before and After, 40×40㎝ Acrylic, crystal and Mother of Pearl on Canvas, 2015

정현숙의 작품에서 보이는 ‘차용’의 이미지들은 전통 보자기, 반가사유상, 불상, 탑. 도자기, 나비, 김홍도의 작품, 신윤복의 작품 등 다양한 전통 유물과 미술작품들이다. 특히 도자기의 이미지를 많이 차용하고 있다. 도자기는 청자, 백자 등 우리 전통 유물의 이미지로 유려한 선과 조형성, 장식성이 뛰어나 작품의 주요 소재로 자주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정현숙에게 표현 재료인 자개는 그의 작품세계를 새롭고 풍요롭게 표현하게 하였다. 특히 자개는 우리 전통미술의 표현 재료였는데 단순히 장식적인 매체로 보지 않고 화면을 구성하는 오브제나 표현 재료로 보고 재해석하여 동시대적인 표현으로 이끌어낸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정현숙(크리스털&자개 미니멀 컬러 아티스트 정현숙,서양화가 정현숙,Dansaek abstract art of crystal and Mother of Pearl,JEONG HYUN SOOK,미니멀컬러 아티스트 정현숙,정현숙 작가,Minimal Color Artist JEONG HYUN SOOK)작품세계에서 자개는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는 메신저로 이용되고 있다.

△글=오세권 미술평론가 대진대학교 교수, 미술평단 2019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