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오는 9월 특정 식재료를 구매하면 두부를 제공하는 이색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이마트24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이 슈퍼마켓(SSM)을 대체하는 장보기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30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간단한 장보기를 위해 편의점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담배, 주류류, 과자 위주였던 매장은 쌀과 고기, 두부가 채우고 있고, 채소와 과일을 찾는 고객도 늘었다. 

독특한 점은 과거 슈퍼마켓에서 찾던 품목들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8월26일까지 고기(냉동육) 판매는 전년비 380% 증가했고, 채소(171%), 레토르트소스(58%), 계란(56%), 양곡(46%), 두부 등의 식재료 판매도 크게 늘었다.

이같은 성장은 상대적으로 긴 영업시간, 높은 접근성, 1~2인용 소포장 등 편의점의 구색 갖추기가 바탕이 됐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와 동네슈퍼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슈퍼마켓과 달리 제품들을 소포장 취급하는 것도 장점이다. 당근, 고추, 버섯 등을 1~2개 단위로 포장한 ‘한끼채소’(GS25)가 대표적이다. CU 역시 감자, 양파 등을 소량으로 담아 판매한다. 된장찌개, 순두부 찌개의 경우 레토르트 한 봉지와 소포장 채소를 이용하면 쉽게 만들어 먹을 수있다.

전국 유명 산지의 과일도 1~2인 가구에 맞게 소포장 판매한다. GS25, CU는 지난 7월부터 유명 산지 제철 과일들을 1~4개 단위로 소포장해 판매중이다. 슈퍼마켓(SSM) 대비 다소 비싼 가격이 흠이지만 1+1이벤트, 제휴할인 등을 이용한다면 가격차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CU에서 신선육을 고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최근에는 정육코너에도 힘을 주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6월 소포장 신석육 브랜드 '상상정육'을 론칭했다. 얼리지 않은 한돈 삼겹살, 목살, 살치살, 부채살을 200g(1인분) 단위로 만나볼 수 있다. 편의점에서 냉동육이 아닌 신선육 판매를 시작한 것은 CU가 최초다.

CU는 지난 2018년에는 한우와 한돈을 판매하는 'IoT 스마트 자판기'를 도입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CU관계자는 "신선육 매출이 냉동육보다 약 2.5배 높을 만큼 얼리지 않은 신선육에 대한 고객 니즈가 뚜렷하다"라며 "눈으로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간단한 장보기 상품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25 역시 한끼삼겹살, 한끼스테이크, 한끼오리통살스테이크 등의 냉동 육류를 판매중이다. 각 제품들의 중량은 200g으로 맞춰 1인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온라인에서 주문한 신선 상품을 냉장보관해주는 서비스 'BOX25'를 서비스 중이다. 상품 배송지를 GS25 점포로 선택하면 정육을 비롯해 채소, 유제품을 냉장 보관해주며 이를 원하는 시간에 찾아갈 수 있다.

신선식품을 찾는 고객이 늘자 장보기 코너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편의점도 나왔다. 이마트24는 9월 한 달간 계란을 구매하면 '풀무원부침두부' 또는 '육개장사발면'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내놨다. 대패삼겹살, 냉동삼겹살, 블랙앵거스찹스테이크도 행사 품목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간단한 음식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향이 생겼다"라며 "소포장된 고기와 채소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간편 레시피들을 찾기 쉬워진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