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강남의 일부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자금줄을 막아 거래는 줄였지만 현금 부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반면 정부의 각종 규제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거래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전체 호가는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토지거래 묶이자 거래량 급감한 재건축


정부는 지난 6월 23일, 시장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강남구 대치동과 삼성동, 청담동 일대와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물론 강남3구 일대 전체의 거래가 위축되면서 일반 아파트와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의하면 27일 기준 강남구의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6월 783건에서 8월에는 63건으로 91.9%가 감소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인 대치동은 6월 134건 거래에서 8월에는 단 1건의 거래만이 이루어졌고, 청담동 역시 같은 기간 122건에서 7건으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 거래량도 동 기간 260건에서 3건으로 98.8%나 감소하며 곤두박질쳤다.


실거래가 상승, 호가는 하락...시장은 '혼조'


반면 거래량 급감에도 일부 재건축 단지들의 실거래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극소수의 실거래 매물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호가는 내려가고 있어 시장은 혼조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76㎡ 매물이 22억2000만원에 팔렸다. 은마아파트 거래기록 중 최고가 기록이다. 지난 2013년 12월 조합설입가를 얻은 ‘잠실주공 5단지’ 역시 실거래가는 계속해서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해당 단지의 전용 76㎡의 실거래 매매가격은 지난달 27일 23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6월의 최고 매매가격인 21억5000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한 중개업자는 “거래 자체를 막은 셈이지만 여전히 실거주 목적으로 내실 있는 1주택을 보유하거나,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는 일부 ‘현금 부자’들 사이에서 선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매수인은 잔금 납입시 즉시 입주해야 하는 만큼 현재 실거주 수요의 현금 부자들만이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해당업자의 주장이다.


매수자 사라진 시장..."호가 내려서라도 팔자"


하지만 매수를 뒷받침할 절대적인 수요가 매우 적어 호가 자체는 약보합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은마 단지 내의 한 공인중개는 “매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찾는 사람이 아예 없어서 일부 매물은 호가를 내려 부르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달 중소형 매물이 4개 정도 나갔고 이 달 초 단지 전체에서 중형대가 하나 나간 것이 전부라 다음 달부터는 아예 거래가 끊길 판”이라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의 사정도 비슷하다. 토지거래허가의 영향 외에도 각종 규제와 실거주의무로 재건축 단지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이다. 잠실주공5단지의 한 중개업자는 “재건축 수요는 투자가 상당수인데 거주요건 2년과 취득세 등 세제부담에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2년 실거주 강화 등이 먼저 도입된 셈이라 장기적으로는 결국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실거주 의무로 투자 동인이 빠지면서 거래 절벽이 현실화했다고 보고 있다.

KB 리브온 관계자는 “강남 일대의 경우 매수우위지수가 지난 주 111.5에서 이번 주는 108.0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매수우위지수 역시 7.10 대책 발표 이후 상승세가 소폭 낮아졌다. 과거에는 매매거래가 이어지면서 강남권 아파트 상승세가 타 지역보다 빨라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출규제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투자 유입이 끊기고 있다. 소수 수요가 있지만,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과세와 대출 차단으로 향후 강남권 아파트의 구매 활성화는 더뎌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