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폭발해 하루 300명이 넘게 나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가 이뤄지는 모양이다.

한국의 지인들은 가끔씩 안부를 물으면서 한국 확진자 숫자가 늘었다고 하소연을 하는데, 미국은 여전히 하루 확진자 숫자가 4만 명에 육박하며 그나마 잘하고 있다는 뉴욕주도 인구 2000만 명 가운데 일일 확진자가 500명을 넘는다고 말하면 크게 놀란다.

하루에 수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봄과 비교하면 분명히 나아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뉴욕에서는 한국의 2배가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이 최근 확진자 급증을 비상사태로 여겨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고 시민들은 답답함에도 KF94 마스크를 찾는 것과 달리 뉴욕에서는 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함에도 가을 학기에 대면 수업을 강행할 분위기고 식당에서의 실내 취식 허가 여부에 관심이 모여있다.

한국의 지인들은 마스크를 안쓰고 다니는 미국 사람들을 이해할수 없다고 갸우뚱하면서도 여전히 미국에서는 한국의 KF94급의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워한다.

KF94와 비슷한 성능의 미국 인증 마스크인 N95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지 6개월이 넘도록 미국에서 찾기가 어렵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월과 4월에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도 N95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때라서 일반인들은 구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됐다.

지금쯤은 상황이 나아졌을법도 한데 여전히 N95 마스크를 상점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온라인에서도 잠시 제품이 풀렸다하면 금새 품절되기 일쑤다.

운좋게 구입을 하더라도 가격이 개당 4~5달러(한화 5000원가량)씩이나 돼서 대량 구매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나마 구입이 가능한 것은 중국에서 인증받은 KN95 마스크인데 이도 개당 3달러로 3000원을 넘는 가격이라서 일회용으로 사용하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미국인들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기능이 떨어지는 덴탈 마스크나 헝겊 마스크를 사용하는데는 고기능 마스크의 구입 어려움과 가격 문제가 관련되어 있다.

락스나 알콜이 함유된 살균티슈도 여전히 구입하기 어려움 품목이다.

세균을 99% 죽인다는 살균 스프레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점포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에 온라인에서 1통에 2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으며 살균티슈도 온라인에서 대부분 품절이다.

살균티슈를 만드는 업체인 클로락스측은 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증산 등을 하려면 최소한 1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살균티슈는 평소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이 아니었던터라 회사측은 연평균 수요에 맞춘 생산시설만 갖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수요 폭증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모든 상점에서 품절 사태를 빚었던 손세정제도 이제는 점포마다 구입이 가능해졌지만 널리 알려진 브랜드가 아닌 처음 보는 브랜드들만 진열되어 있다.

게다가 이들 제품 대다수는 중국이나 멕시코 등의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FDA에서 공업용 알코올이 들어갔다며 리콜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FDA의 사용 금지 및 리콜 조치된 손세정제는 8월말 현재 165개에 달한다.

이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널리 알려진 퓨렐 브랜드를 찾지만 매장에 진열되기가 무섭게 품절된다.

더욱 암울한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마스크, 살균티슈, 손세정제 등의 개인보호장비 부족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독감시즌이 다가오면서 더 많은 보호장비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들 제품의 대다수가 미국외의 지역에서 생산이 되고 있어서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많은 지역에서 가을학기와 함께 대면수업을 시작하고 상점들이 영업재개를 하면서 개인보호장비의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짧게는 내년까지 길게는 2022년까지도 개인보호장비의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스크 주간 생산량이 2억장을 넘어서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상황이 훨씬 좋아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