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프로젝트 평가나 추진에는 애초부터 인도를 외면하고 있는 이들이 참여하는 일이 숱하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 인도 프로젝트 평가서들은 인도의 부정적 현황으로 채워져 있고, 기회에 대한 가능성은 모호하게 언급되기 일쑤다.

이런 부정 편향적 보고서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데 누가 책임지고 인도에 진출하겠다고 나서겠는가? 그 결과, 인도 프로젝트들은 잇따라 '무기한 보류'로 사장되어 왔다. 이런 식으로 한국기업이 인도 이동통신 시장의 최대 주주가 될 기회가 무산됐고, 인도 디지털 콘텐츠 대표 기업이 될 빅찬스가 날아갔다. 한국기업의 ‘인도 실패’ 기록은 이것말고도 책으로 엮으면 몇 권으로도 모자를 정도다.  

지금 여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포스코(POSCO)가 인도 정부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지난 십 수년 동안 단독 사업으로나 현지 기업과의 합작사업으로 추진되다가도 무산되었던 제철소 건립에 대한 인도의 러브 콜이다. 이번 안드라프라데시 주(州) 제1산업도시이자 최대항구도시인 바이작(Visakhapatnam)에 있는 주정부 소유 현지 제철소와 한국 포스코가 합작하여 신규 제철소를 건립하는 일이다. 

팬데믹 하에서 고용불안과 경제침체로 곤경에 처한 중앙정부의 모디 총리가 국정 과제 중 강력하게 언급한 사안에 2019년부터 새로이 집권한 주정부가 호응하여 지펴진 이번 프로젝트는 어쩌면 포스코에겐 인도 제철소 건립으로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얼마 전 계약합의를 이끌어낼 공동추진기구(Joint Working Group) 결성이 공식 발표되었다. 

이번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포스코는 먼저 지난 경험을 되돌아봐야 한다. 오딧사와 웨스트 벵갈 그리고 카르나타카에서의 연이은 실패에 대한 내부 반성부터 한 뒤 실무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 첫 걸음은 실무 그룹 인적 구성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삼성도 인도로부터 강력한 요청을 받고 있다. 각종 전자산업의 부품제조시설을 인도로 옮기라는 내용이다. 관세 부과나 기타 규정강화로 압박하면서 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삼성으로도 이에 응해야 할 이유가 많다. 기존 보유 유휴시설에 대한 이전지역이 필요하고 애플 등이 인도에 투자확대를 꾀하는 마당에 위협받는 인도시장 주도권 사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삼성본사 주변엔 개인적인 의견을 빌려서 기피 의견들이 없지 않다. 팬데믹 아래 사지(死地)로 가야 할 정도의 급박한 필요가 있는 지 부정적 의견이 있다고 한다. 이런 견해를 듣는 이해관계 주변 기업들은 삼성 전자의 스마트 폰 주요 부품 생산시설의 인도이전에 대해 가능성 없는 일로 여기고 해당 사업 추진을 포기하고 있다. 

인도시장을 검토하는 실무그룹을 구성하려면 인도에 대한 개인적 편견 유무를 살펴봐야 한다. 객관적 이유가 없이 감정적으로 인도를 꺼리는 사람에게 업무판단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인도를 아는 것 이전에 인도를 잘못 이해하거나 무조건 배척하지 않는 인원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