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전거·전동킥보드 등 이륜차 이용이 급증하면서 관련 사고를 보장하는 보험 담보도 강화되고 있다. 이들 담보는 최근 주가가 치솟고 있는 운전자보험에 주로 탑재된 것이 특징으로 이륜차 시장 확대에 따른 향후 손해보험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이달 업계 최초로 운전자보험에 '자전거 사고처리지원금' 담보를 탑재했다. 이 담보는 사망·중상해·중대법규위반 등의 자전거사고로 인한 형사합의금을 보상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DB손보의 운전자보험에서는 △자전거 탑승 중 상해사망 △자전거 탑승 중 상해80%이상 후유장해 △자전거 벌금 등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운전자보험에 전동킥보드 보장을 내세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일명 '전동 킥보드 사고 안심 플랜'에서는 전동킥보드로 인한 △음주 피해부상치료비 △상해 부상 치료비 △납입면제 진단비 등의 담보 가입이 가능하다.

KB손해보험은 공유 전동킥보드 전용 보험을 출시할 전망이다. KB손보는 지난 10일 공유 전동킥보드 모바일 플랫폼 운영업체인 ‘빔모빌리티코리아’와 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KB손보는 공유 전동킥보드로 인한 대인사고, 본인 치료비 등을 보장하는 상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전거‧전동킥보드 수요 급증

손보사들이 이륜차 관련 보험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공유 경제 시장이 확대되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개인용 이동수단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자전거보험은 지자체 단체보험 형식이나 실손의료보험, 일상배상책임보험 등으로 주로 보장이 이뤄졌다. 전동킥보드 보험 역시 특정 브랜드나 공유 기기에 한정된 단체보험 형식으로만 제공돼 왔다.

실제 지지부진한 실적을 보이던 자전거업계는 코로나19 등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매출이 증대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의 올 상반기 매출은 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35% 증가했다.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알톤스포츠도 상반기 매출이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공유 자전거 이용세도 가파르다. 공유 자전거 '따릉이'의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대여 건수는 524만7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전동 킥보드 이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 고고씽을 운영하는 매스아시아에 따르면 지난 6월 전동킥보드 탑승량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했던 2월 보다 300%가량 증가했다.

늘어나는 사고…이륜차보험 경쟁 예고

개인용 이동수단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이륜차 보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중교통 기피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퍼스널 모빌리티와 자전거 시장은 확대되고 관련 사고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고속 성장했으며, 퍼스널 모빌리티 판매량은 2022년 20만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동킥보드의 사고 건수는 연평균 증가율이 95.5% 달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자전거 사고 부상자도 4만명을 상회했다.

일본의 경우 자전거보험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자전거보험 가입 의무화와 더불어 코로나19로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주요 손보사들의 올 4월 자전거보험 가입률은 연 초 대비 3.5~9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등 요즘 자전거 타는 인구가 많아지고 관련 사고도 많이 발생하다보니 배상책임 등을 강화한 담보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그동안 자전거보험은 주로 개인보험보다는 단체보험 형식으로 가입이 이뤄져 왔다. 이러한 측면으로 볼 때 운전자보험에서 자전거 사고 관련 여러 담보 출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