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체인 타깃의 지난 2분기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월마트도 2분기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출처= Adweek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대부분의 소매점들이 문을 닫은 기간 동안에도 계속 영업을 하며 미국인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해 온 대형 체인점들의 부를 증가시키며 소매업의 승자와 패자간의 격차를 더욱 확연하게 벌어지게 만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속속 공개되면서 미국 소매업체들이 올 여름 서로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19일 공개된 실적 발표에서 타깃(Target)은 2분기에 전년 대비 24% 늘어난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건축자재 판매 체인 로위스(Lowe's Cos.)도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35%의 상승률을 과시했다. 반면 코로나로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야 했던 콜스백화점(Kohl’s Corp)과 의류 할인업체 T.J. 맥스(T.J. Maxx) 등은 매출이 급감했다.

경쟁사인 월마트와 마찬가지로 타깃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주차장에서 주문한 물건을 픽업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월마트와 타깃 모두, 미국인들이 집에서 머물며 더 많이 요리하고 청소하면서 수요가 많아진 식료품과 가정 생필품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타깃의 온라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타깃보다 매출이 훨씬 더 큰 월마트도 전자상거래 매출이 지난 분기에 전년보다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반면, 의류 할인 체인 TJ 맥스, 홈굿스(HomeGoods), 아울렛 매장 마샬스(Marshalls)의 모기업인 TJX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한 달 가까이 문을 닫으면서 분기 매출이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역시 코로나 유행기간 동인 상당 기간 문을 닫아야 했던 여성 의류 매장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과 주방 및 욕실용품 매장 배스앤바디웍스(Bath & Body Works)를 소유한 엘브랜드(L Brands)도 2분기 매출이 20% 감소했다.

타깃의 주가는 19일 12%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TJX 주가는 5% 하락했다. 월마트, 로위, L브랜드의 주가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들 기업 임원들은, 정부의 경기부양 지원책과 추가 실업급여가 큰 도움이 되었지만 그런 혜택이 끝난 최근 몇 주 동안 2분기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데이터에 다르면 미국의 소비자 소매 지출은 봉쇄령이 내려진 3, 4월에 붕괴되었다가 4월 중순 이후 다시 문을 열면서 식당과 소매 매장의 매출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타깃, 월마트, 주택용품 체인 등과 전자상거래 대기업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코로나로 인한 새로운 쇼핑 습관과 가정 조리 식품 지출 증가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다.

월마트는 2분기에 전년 대비 9.3% 증가하며 전세계적으로 1,37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월마트와 타깃의 2분기 실적은 모두 월가의 예상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으로 문을 닫아야 했던 많은 체인점들과 전통적인 백화점들은 사정이 좋지 못하다. 로드앤테일러(Lord & Taylor), J.C. 페니, 스테이지 스토어(Stage Stores) 등이 5월 이후 줄줄히 파산 보호를 신청했고, 가장 최근인 지난 주에는 할인점 체인 스타인마트(Stein Mart)가 파산보호법11장에 다른 파산 보호를 신청하며 280개 매장 대부분을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엘브랜드는 빅토리아 시크릿은 2분기의 약 70% 기간 동안, 배스앤바디웍스는 분기의 절반 동안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주정부의 경제 재개로 대부분의 북미 매장을 재개장했지만, 2차 확산의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다시 문을 닫았다.

전자상거래 비중이 제한적인 TJX는 전 세계적으로 4,5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했다가 재개장하면서 고객들이 몰렸으니 충분한 재고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어니 허먼 CEO는 수요일에 분석가들에게 말했다. 그는 소매업자가 가정용품과 같은 일부 핫 카테고리의 제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매업체들은 최대 성수기인 할리데이 시즌의 수요를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타깃의 마이클 피델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 19를 둘러싼 불확실성, 역사적으로 높은 실업률로 인한 경제 역풍, 정부 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다가오는 11월 선거 등 많은 잠재적 도전들이 눈앞에 있다"며 “현 시점에서 재무 지표 예측은 부정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깃은 예년 같으면 여름방학 후 등교 쇼핑 시즌이었을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가을 내내 학용품을 등교 쇼핑 수준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학생들의 약 3분의 2가 언제 강의실 수업이 재개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 없이 온라인 학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깃의 브라이언 코넬 CEO는 “지난 몇 년간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할리데이 시즌이 예측불허이지만 예년보다 일찍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