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손해보험업계 1위 보험사인 삼성화재가 업황 악화 속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장기위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개선세를 보였던 경쟁사들과 다른 상황에서도 사업비 절감 등 양호한 보험영업이익으로 실적을 견인했다. 또 삼성화재는 그간 채권 등 유가증권 매각 차익의 영향이 적었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는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2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79억원으로 36.5% 올랐다. 삼성화재는 상반기 기준으로 봐도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과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4334억원, 640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7%, 4.1% 증가한 수치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주요 손보사들 역시 양호한 성적표를 거뒀다. 현대해상은 올 2분기 순익이 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8.7% 상승했다. DB손해보험의 순익은 2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9%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의 순익 역시 각각 50.4%, 808.2% 늘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업황은 물론 코로나19에 영업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이 같은 손보사들의 실적은 눈에 띌만한 개선세라는 평가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손해율개선 이나 채권매각 등 일회성 요인으로 호실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향후 양호한 흐름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출처=공시

반면 삼성화재의 경우 이번 실적 개선 요인이 타사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면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의 장기위험손해율은 85.2%로 IBNR(미보고 발생손해액) 적립 규모 증가(300억원)의 영향이 반영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실손담보손해율 하락으로 장기위험손해율이 개선세를 보인 타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 삼성화재는 200억원 규모의 화재사고 발생에 따른 일회성 요인으로 일반보험 손해율이 악화되기도 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화재의 실손담보 손해율은 110%대 중반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이는데, 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실손담보 손해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개선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이용 감소 효과가 줄어들면 실손담보 손해율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삼성화재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손해율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화재의 위험손해율은 개선세를 보였던 경쟁사들과 달리 85.2%(+3.8%)로 악화됐다. 이는 다소 보수적인 IBNR 적립에 따른 것이다. IBNR 제외 손해율은 75.9%로 전기 대비 2.4%포인트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 "사업비율은 삼성화재의 질적 성장 정책과 업계의 수수료율 체계 개선안 도입이 맞물려 전년 동기 대비 하락이 예상된다. 따라서 합산비율 및 보험이익 개선사이클이 이어져 이익 증가를 견인할 전망"이라며 "2020~2021년 이익 증가율은 각각 29.6%, 13.9%로 추정된다. 장기위험보험 중 실손보험 비중이 32%로 업계 최저 수준이어서 장기위험관련 불확실성은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또 삼성화재는 그간 실적에 경쟁사들 대비 유가증권 매각 이익 실현이 적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1분기 실적 하락이 예고된 상태에서도 채권 매각 등 일회성 실적 방어를 위한 이른바 '곳간 빼먹기' 식의 전략을 지양해왔다. 이는 삼성화재가 향후 경쟁사들보다 축소해야 할 채권 매각익이 적기 때문에 증익 가시성이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화재의 경우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유가증권 매각 이익 실현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삼성화재는 타사들과는 달리 유가증권 매각이익의 기저효과가 없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 흐름은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