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위기에 우량주를 사는 것은 훌륭한 선택입니다. 주가가 떨어져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우량주를 사야합니다.”

한동안 코로나19가 잠잠하더니 다시 2차 팬데믹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을 깨고 지난 13일 2437.53까지 찍었으나 5일 뒤인 18일 다시 2300선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아직 해결되지 않음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지난 1분기 때의 충격 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증시에는 다시 위기가 닥쳤다. 이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이다.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 투자를 통한 차익 실현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도 많다. 그러나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위기일수록 장기 투자를 노린 우량주를 사야한다고 말했다.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실패하기 어려운 투자를 하라”

조용준 하나금투 센터장은 불경기 등 위기가 닥쳤을 때 주식 투자를 시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들이 두려워할 때, 즉 주가가 쌀 때 주식을 사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우량주를 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을 가리키며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칭찬했다. 일명 ‘동학개미운동’을 두고 한 말이다. 왜냐하면 위기는 계속되는 것이 아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조용준 센터장은 “위기에 우량주를 사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일 뿐”이라며 “자산을 늘리기 위한 너무 좋은 찬스”라고 말했다. 우량주에 대한 단기 투자가 아닌 장기 투자를 시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량주 한 종목을 사는 것도 좋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여러 종목을 섞어서 사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경우 실패하기 어렵다는 게 조 센터장의 분석이다.

그는 “‘우량주에 대한 장기 투자, 이 부분을 잊어버리는 순간 주식에서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며 “원칙만 지키면 주식만큼 편하게 좋은 수익을 얻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교과서적으로 봐도 불경기에는 업계 7~8등 기업의 경우 도산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심지어 업계 3~4등 기업까지도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1~2등 기업에 투자를 해야 안전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즉 가격이 쌀 때 1등 기업의 주식을 사면, 실패와 리스크가 없는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와 함께 수요가 회복되면 1등 기업은 계속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제로 금리 시대에 조 센터장이 추천하는 ‘힘 안 들이고 쉽게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이다.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 기업 실적 개선 여지 있어”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 덕분에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를 버틸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무너진 실적 등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조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경기 부진이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가운데 미국의 경우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했던 기업들이 향후 가이던스를 다시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기업 중심이긴 하지만 헬스케어와 IT 하드웨어 기업들이 미국의 어닝서프라이즈를 주도한 점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이전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조 센터장의 분석이다.

그러나 그는 ‘실패가 없다’라는 생각이 실패를 만들어 내는 곳, 그곳이 바로 주식 시장인 점을 언급했다. 따라서 항상 실패할 수 있고, 그 실패를 얼마나 빨리 극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어떤 근거에서 주식을 매수 했는지를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면 배당수익률을 기준으로 주식을 매수했다면 해당 배당수익률이나 배당금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변함이 없을 경우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의 코스피, 성장주 등의 성과와 배당주에 해당하는 자신의 주식을 비교하면 안 된다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주가에 대한 성과가 일시적으로 좋지 못하다고 해서 매도하는 경우, 장기적으로 주식투자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아가 조 센터장은 위험이 큰 시기인 만큼 이 시대의 주도 업종 안에서 매수해야 할 주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 역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채권 투자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인하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전망”이라며 “이에 채권자산군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가 글로벌 경제의 완만한 반등 흐름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동성 공급이 주식시장의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고 상대적으로 주식과 주식형 펀드의 투자 수익률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모펀드 제도 보완필요…세재 개편안은 좋아”

펀드의 경우 최근 사모펀드 시장에서 라임, 옵티머스와 같은 사기 행각이 벌어졌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사모펀드와 함께 투자 시장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지고 말았다.

이에 조 센터장은 지난 2015년 사모펀드의 최소 투자금액이 낮춰진 점 등을 언급하며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됐기 때문에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투자자의 감시 능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사적 감시자 간의 감시 역할 배분도 모호해 투자자 보호에 한계가 상존한다는 게 조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 잇따른 환매 중단이 발생하고 있는 사모펀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모펀드의 순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다시 금융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들 역시 관련 상품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이해하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아울러 오는 2023년부터는 주식양도소득세가 5000만원까지 기본공제 된다. 또 2021년부터는 증권거래세가 0.02%포인트 인하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조 센터장은 “양도소득세 기본공제를 2000만원으로 제시했던 기존안 대비 5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된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친화적인 조치”라며 “주식투자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고, 특히 손실공제 이월기간이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됐다는 점 역시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증권거래세를 0.02%포인트 인하하는 시점을 1년 앞당긴 점 또한 시장친화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금융세재 개편안은 결론적으로 기존안 대비 투자자와 증권사 모두에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장기적 관점서 주식은 부를 축적하는 좋은 방법”

조용준 센터장은 결론적으로 현 시장 상황에서 주식 투자의 경우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추천했다.

그는 “주식을 단기적인 투기 시장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좋은 기업의 주주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꾸준하고 일정한 자금 투자를 통해 복리와 적립식 효과를 향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도 장기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주식형 펀드 활성화를 위한 세액 공제 등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상장기업의 부실이나 부정 부분과 관련해선 철저한 감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따라서 엄격한 상장 기준 등을 통해서 주식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게 조 센터장의 해법이다.

나아가 그는 주식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벤트성 효과 등을 기반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너무 많은 정보 매매에 의존해 기업을 선별하거나 주식투자를 시도하는 것 역시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마지막으로 그는 정보가 넘치고 위험성이 가득한 시장 환경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주식 투자를 시도하기에 있어서 위험을 피하려면 정보 보다는 기업의 실제 실적이나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 보고서 등에 근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을 선별하면서 투자하는 습관을 가져갈 것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