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의 원유 재고 급감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다만 기록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유가는 다소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6%(0.23달러) 오른 41.2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1.2%(0.53달러) 뛴 43.75달러에 체결됐다.

미국 원유 재고의 예상 외 급감 소식이 유가 상승의 주된 동력으로 지목된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한 주 동안 원유 재고가 약 1061만 배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또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기록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60만 배럴 감소를 전망한 바 있다.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수입량도 전주보다 100만 배럴 떨어진 190만 배럴을 기록했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원유 감산 합의 이행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필 플린 수석 연구원은 "OPEC+의 감산은 이날을 기점으로 미국의 더 큰 재고 감소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65만 배럴과 50만 배럴 늘어나, 원유 수요 전망에 있어 불확실성으로 남은 상황이다. 타이케캐피탈의 애널리스트인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규모는 놀라운 수준이나, 휘발유 및 정제유 재고 증가는 앞으로도 유가가 크게 오르지는 못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진단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정유 설비 가동률은 전주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79.5%를 기록, 시장 전망치인 78.2%를 상회했다. 

한편, 코로나19 위협이 여전히 시장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미국 곳곳에서 기록적인 코로나19 사망 추이가 보고되면서, 원유 수요 위축 우려를 가중시켰다.

미 존스홉킨스대학교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28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5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 사례의 22.7%에 달하는 수치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핫스팟'으로 꼽히는 플로리다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지역들의 하루 사망자 수도 이틀 연속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