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서울 강남구에 이어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독립 전시장을 개장했다.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위한 포석이다.

최근 고급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제네시스는 더 많은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이번 전시장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제네시스 수지는 기존 고급차 전시장과는 다른 감성을 구현하는 등 고객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 제네시스 수지의 외관. 녹슨 듯한 디자인의 내후성 강판이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9일 제네시스의 두 번째 독립 전시장 ‘제네시스 수지’를 방문했다. 

제네시스 수지의 외벽은 녹슨 듯 불그스름한 소재로 구축됨에 따라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검정색과 회색 등 단조로운 색상으로 구성된 제네시스 강남 건물과는 또 다른 느낌을 전달했다. 제네시스 수지의 외관을 보고 있으면 예술 작품을 전시해놓은 공간이 연상되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대신 내면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의 브랜드 지향점을 수지 전시장의 디자인 요소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 3층 난간에서 1층을 내려다본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 같은 디자인 방향성은 수지 전시장 실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출입구를 통해 1층에 입장하니 세로줄이 죽죽 그어진 시멘트 재질이나 바래진 듯한 검정으로 칠해진 내벽이 눈에 띈다. 천장은 매끈한 질감의 나무소재가 적용됐고, 바닥에는 밝은 회색의 반질반질한 소재가 적용됐다. 4층까지 일관적으로 적용된 이 인테리어 요소들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시장에 어울리는 진지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 1층에서 위를 올려다본 모습. 2~3층이 발코니 형태로 조성돼있는 개방형 인테리어를 갖춤에 따라 공간이 더욱 웅장해 보이는 동시에 고급스러운 감성을 자아낸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제네시스 수지의 인테리어 요소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4층까지 훤히 뚫려 있는 개방형 구조다. 1층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2~3층이 발코니 형태로 조성돼 있고, 4층 천장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볼거리로, 고객이 다닐 수 있는 공간과 제네시스 수지 직원들의 사무공간 사이에는 제네시스 차량 16대가 설치된 카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 1~3층에 걸쳐 조성된 카타워. 카타워에서 볼 수 있는 차량 16대는 전시용·시승용으로 각각 활용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서울 강남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의 유리 내벽에 설치된 전시용 차량들처럼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이밖에 외벽이 바깥에서는 폐쇄된 듯한 형태를 갖췄지만 실내에서 바깥쪽을 사선으로 바라보면 내후성 강판 사이로 외경을 볼 수 있는 점이 신선했다.

1~4층에는 각각 G90 스타더스트 에디션, G70, G80, G90·GV80 등 모델들이 따로 전시돼 있다. 소비자 누구나 예약, 현장 신청 등 방식으로 자유롭게 전시장에 드나들며 전시된 차량을 구경하고 원할 경우 차량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구매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 1층에 마련된 고객 차량 인도 공간. G90를 구매한 고객은 이 곳에서 인도 이벤트, 신차 인수점검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구매한 차량을 제네시스 수지에서 직접 인도받을 수도 있다. 1층에 마련된 차량 인도 공간에서는 신차 인수 점검을 실시하는 로봇팔과 턴테이블, 벽면 디스플레이 등 장치를 통해 차량 인도 이벤트를 체험할 수 있다. 제네시스 고객에게 신차를 인도받는 즐거움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로 구성된 공간이다. 다만 제네시스는 현재로선 G90 고객만을 대상으로 인도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네시스가 두 번째 독립 전시장을 수지구에 마련한 주 이유는 특화한 시승 체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제네시스 수지에서 차량을 타고 10분 정도만 이동하면 용인서울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이 같은 전시장 입지를 통해 고객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자동차 전용 도로를 달리며 브랜드 차량을 더욱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차 말곤 컨텐츠 없어, 발길 이끌 소재 마련하길

제네시스 수지를 둘러보는 동안 타사 전시장과 특별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아쉬움을 느꼈던 이유는 수지 전시장에 있는 동안 마음 편히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 큐레이터가 제네시스 수지 3층에서 G80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제네시스 수지 내부에 있는 동안 취재진들을 안내해준 PD, 큐레이터 등 직원들은 한결같이 부드러운 표정과 제스처, 말투를 드러냈다. 다만 이 같은 친절함이 방문객 성향에 따라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들을 직접 대면하는 등 의지하지 않고는 실내 공간을 온전히 이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 예로 통상 다른 자동차 전시장에 있는 차량 설명 무인기기(키오스크)가 제네시스 수지에는 없었다. 방문객들은 이에 따라 차량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기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옆에 서 있는 직원에게 물어봐야만 한다. 마치 옷가게에서 사장과 직원이 옆에 딱 붙어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다.

▲ 제네시스 수지 4층에는 GV80, G90 등 두 차량이 전시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또 타사와 달리 제네시스 브랜드 상품(굿즈)를 판매하는 공간이나,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바(bar) 등 부가 컨텐츠가 없는 점은 전시장에 대한 감상을 단순화시키는 요인이다. 차를 구매하는 등 뚜렷한 목적을 지닌 방문객이 아니라면 체류 시간이 길지 않을 듯 했다. ‘많은 고객들이 브랜드를 느끼길 바란다’는 제네시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좀 더 다채로운 컨텐츠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제네시스 수지의 여러 특징들을 체험해본 결과, 제네시스가 차별적 고객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제네시스 수지가 앞으로 고객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는데 일조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