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 2020년 2분기 실적. 출처=SK이노베이션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분기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을 냈던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들어 적자를 큰 폭 줄였다. 하지만 이번 분기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영업이익의 약 2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심각한 적자 국면임을 시사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액이 7조1996억원, 영업이익은 -439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유가 하락 및 이에 따른 석유 제품 판매 가격 하락, 판매 물량 감소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5조8230억원(44.7%), 전분기 대비 3조9634억원(35.5%) 줄어들었다.

영업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34억원(189.1%) 감소했으나, 지난 1분기보다 1조3355억원(75.2%) 증가했다. 전분기의 손실 폭은 크게 개선됐지만, 2019년 2분기 영업이익의 2배 가까이 손해 본 것이다. 

전 사업 부문에 걸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유가 안정으로 재고 관련 손실이 감소했고 중동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 인하 등의 효과도 더해져 1분기보다 손실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에 따라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정제마진 또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 SK이노베이션 2020년 2분기 사업별 실적. 출처=SK이노베이션

사업별로 살펴보면 먼저 SK이노베이션의 주력인 석유 사업은 영업손실 4329억원을 기록했다. OSP 하락과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로 마진이 개선되고 재고 관련 손실이 줄어들면서, 손실 폭은 1분기보다 1조2031억원 감소했다.

화학 사업은 연료 가격 하락에 따른 변동비 감소와 재고 관련 손실 축소로 지난 분기보다 영업익이 1580억원 늘어나면서 68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윤활유 사업은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효과로 1분기보다 85억원 증가한 374억원의 영업익을 남겼다.

석유 개발 사업은 코로나19발 수요 격감으로 매출 물량이 감소하고 복합 판매 단가가 떨어진 탓에 전분기 대비 335억원 감소한 118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지난 분기보다 89억원 늘어난 1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해외 공장들의 가동이 조기 안정화 되면서 판매량은 늘었으나,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일회성 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소재 사업에서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리막의 판매 증가로 1분기보다 167억원 늘어난 437억원의 영업익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되면서 분리막 수요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마진 개선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손실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딥체인지 방향에 맞게 치열한 체질 개선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