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대중화로 SNS활용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과거 TV, 라디오, 신문 등의 정보에 의존하던 소비자들은 점차 블로그나 SNS를 통해 직접 의견과 정보를 공유하며 똑똑한 소비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가 많아지며 최근에는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도 등장해 비교품평에 목말랐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구매의 잣대를 제시하고 있다.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파워가 커지며 생기는 명과 암을 들여다본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인터넷 홍보수단이 발전하자 소비자들은 SNS 등으로 사용후기를 실시간으로 남기며 점차 소비자들이 남긴 사용후기, 즉 리뷰(review)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리뷰슈머(Reviewsumer)’라는 말도 생겨났다. ‘review(품평)+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이들은 자신이 관심을 갖는 제품에 대해 남들보다 먼저 정보를 수집하고 인터넷에 생생한 사용후기를 남긴다.

소비자 리뷰의 중요성은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의 ‘소비자 리뷰의 영향력’에 관한 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광고보다 고객리뷰를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무려 73.8%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에서 거액을 들여 만드는 광고보다 제품을 사용해 본 네티즌들의 후기 한 줄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더욱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전체 소비자 10명 중 8명(79%)은 제품구매 시 항상 고객들의 제품리뷰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72%)보다 여성(86%)의 이런 성향이 두드러졌다. 또 10명 중 7명(69.3%)은 고객리뷰가 부정적이면 해당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소비자리뷰가 제품 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리뷰슈머들이 기업과 소비자 양측에 미치는 영향력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파워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전처럼 물건을 생산하기만 하면 팔리는 시대가 아니라 깐깐하게 만들어야 똑똑한 소비자의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기업들이 인지하며 고객대상 마케팅을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최근 기업들은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며 각종 이벤트와 강의를 통해 직접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역시 소비자들을 직접 참여시키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 기업의 화장품 매출을 좌지우지 하는 케이블프로그램 ‘겟 잇 뷰티’의 주요 포맷이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평가한다는 점’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기업은 물론 방송 프로그램까지 소비자 위주의 마케팅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입소문의 위력이 커지고 소비자들의 파워가 강해지면서 적잖은 문제점들도 드러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임산부 폭행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던 채선당 사건은 소비자의 일방적인 입장을 대변한 누리꾼들의 여론이 마녀사냥처럼 해당기업을 매도하며 해당기업의 매출과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여론 형성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반면교사로 삼을만 하다.

최근 한국 소비자원에서 제품명을 구체적으로 밝힌 상품비교를 한 ‘컨슈머리포트’를 발표하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구매의 잣대를 제공하고 있다. 컨슈머리포트에서 추천받은 상품들은 평소보다 3.5배 이상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기업의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직 공정성과 신뢰성 부분에서 많은 지적을 받고 있지만 이제 갓 발을 뗀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가 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소비자의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결정적 단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원영 기자 uni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