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국제 금값이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 약세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값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장중 금값이 트로이온스(1트로이온스=31.1034768g)당 1945.16달러(약 232만원)를 기록해, 2011년 9월에 당시 1921달러(229만원)를 경신했다. 마감 가격도 온스당 1931달러(230만원)로, 전 거래일(24일) 대비 1.8% 상승하며 2000달러 선을 눈앞에 두게 됐다.

27일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 또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4.76% 오른 7만7460원에 마감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4거래일 연속 최고가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25% 넘게 상승했다. 금값이 강세를 보이는 건 달러 약세와 안전자산 선호심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각국의 유동성이 풀린 것이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부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것도 금 수요를 높였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서로 대사관 폐쇄 조처를 내리는 등 강경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대신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귀금속 섹터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간 갈등 심화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유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 국채의 금리 하락도 상대적으로 귀금속의 매력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값 상승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향후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이 관측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기대인플레이션이 회복하면서 실질금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금 가격의 상승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비트머와 프란시스코 블랜치 등은 "18개월 안에 1온스당 금값이 3000달러(약 357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