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본사.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2분기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지난 상반기 경영실적이 전년대비 저조했다. 이번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인한 불확실한 업황 속에서 신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등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올해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2.3% 감소한 59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 대비 18.9% 감소한 21조85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 자동차 글로벌 판매대수(도매 기준)는 70만3976대로 전년 동기(110만5000대) 대비 36.3%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코로나19의 본격 확산에 따른 주요 시장에서의 이동 제한 조치 시행,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2분기보다 크게 줄고 판매실적과 영업이익도 큰 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그럼에도 원화 약세의 우호적인 환율 환경을 비롯해 개별소비세 인하, 노후차 교체 지원 등 국내 시장의 세제 혜택 효과를 비롯해 GV80·G80 같은 신차가 호응을 얻는 등 요인 덕에 수익 감소세를 상쇄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같은 기간 원달러가치가 전년동기(1166원) 대비 하락한 1221원으로 산정되는 등 우호적인 환율 환경을 비롯해, 제네시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제품 위주 제품다양성(믹스) 개선 등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국내외 공장의 가동 중단 조치와 수요 감소 등 요인이 맞물림에 따라 늘어난 비용 때문에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지역별 판매실적으로 내수 22만5552대, 해외 47만8424대씩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GV80·G80·아반떼 등 신차 판매 호조 등 요인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많은 수의 차량을 판매했다. 반면 한국에 비해 코로나19 타격을 더욱 크게 입은 해외 시장에선 자동차 수요 감소 현상으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지난 상반기 경영 실적은 판매대수 160만7347대, 매출액 47조1784억원, 영업이익 1조4541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이번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미중 무역갈등 같은 대외적 요인의 영향으로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 불확실성이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 2008년 발발해 선진국 위주로 타격을 입혔던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침에 따라 경기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이번 하반기 유동성을 관리하는 것을 핵심 기조로 삼은 위기 경영 방안을 지속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주요 전략으로 제네시스·SUV 등 신형 고부가차량 출시, 지역별 판매 정상화 방안 추진, 원가 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는 “하반기 글로벌 저성장 장기화에 대응해 신차를 적극 출시하고 미래차 등 신성장 사업의 로드맵을 구체화함으로써 산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하반기 신차 라인업으로 신형 투싼, G70 개조차, GV70 등 3종을 공개했다. 해당 모델 모두 수익성 높은 고부가 제품으로 분류된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 타이밍 맞춰 신차를 출시함으로써 고객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해외 시장마다 선호하는 차량 위주로 믹스를 개선하고 딜러 역량 강화, 온라인 판매 등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올해 전세계 자동차 7000만대 판매 전망

현대차는 이번 하반기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내놓았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0%대 큰폭으로 감소한 7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원 글로벌경영연구소 지역분석실장(상무)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감소한 3080만대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 상무는 “내년 코로나19 백신 배포 등으로 유행병 사태가 잦아들 것을 전제로 전망할 경우 내년엔 올해 대비 13.5% 증가한 795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다만 위기 회복이 더딘 신흥국을 비롯해 전세계 국가가 코로나19의 악영향을 받음에 따라, 작년 수준의 자동차 수요 기조는 2023년이 돼서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8756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