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닷컴붕괴, 금융위기 등 힘든 시절에도 잘 헤쳐 나온 과일배달서비스 회사 후르츠가이스도 직원 절반을 해고했지만 향후 사업 지속여부가 불확실하다.    출처= FruitGuy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크리스 미텔스태드트는 닷컴 붕괴 때에도,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시작한 첫 몇 달 동안의 경제 붕괴에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운영하는 과일과 스낵 배달회사 후르츠가이스(FruitGuys)를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소상공인들의 조기 경제 회복에 대한 희망은 좌절되었다. 미국 거의 전 지역에서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급증하자, 미텔스태드트는 이 위기가 생각보다 장기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번 달 후르츠가이스 직원 163명의 거의 절반을 해고했다.

51세의 미텔스태드트는 직원들을 해고하고 눈물을 흘렸다.

"22년 동안 함께 한 가족 같은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 가슴 아팠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다시 회복해 그들을 다시 고용할 기회가 오거나 아니면 파산으로 가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식당, 제조업체 등 중소 상공인들은 4월 중순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일시 해고했던 직원들을 다시 데려왔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다시 사라지고 코로나 대유행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다시 문을 닫거나 애써 데려온 직원들을 다시 돌려보내고 있다.

코로나 위기가 단순한 판매 부진을 넘어, 사람들이 일하고, 배우고, 쉬고, 소비하는 방식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 감염자는 400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15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의 지속적 확산으로 사람들의 습관은 아직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언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정부의 구제 지원금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었지만, 많은 소상공인들은 이제 성패의 기로에 놓여있다. 아마 상당 수는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경기부양책 중 하나인 6700억달러 규모의 중소기업을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rogram)은 이제 거의 소진되어가고 있다.

뉴욕의 옥스포드 정보기술(Oxxford Information Technology Ltd.)이 미국 3200만개의 중소기업을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2분기에 185만 개의 미국 기업이 문을 닫거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옥스포드의 레이먼드 그린힐 대표는 1년 동안 450만 개의 기업이 사라졌던 지난 금융위기 때보다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린힐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특히 취약해 사라지는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경기 침체에서 살아남거나, 경기가 회복될 경우에도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운영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정부의 지원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이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는 것은 평소보다 더 어려워졌다.

식음료, 소매, 보건, 미용, 자동차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50만 명의 중소기업 고객을 보유한 데이터 기술업체 웜플리(Womply)에 따르면 주정부들이 5월과 6월에 대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출은 다른 부문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 .

후르츠가이스는 올해 4000만 달러(48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했지만 사무실과 학교들이 문을 닫으면서 3월 매출이 90%나 급감했다. 회사는 170만 달러(20억원)의 PPP 대출을 받았지만 그 자금은 이제 없어졌다.

중소기업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은 시간제 근로자들의 데이터에서 그대로 나타나 있다. 스케줄링 및 시간관리 소프트웨어 회사 홈베이스(Homebase)에 따르면, 1월에 일자리를 갖고 있던 중소기업 근로자들 중 4월에도 여전히 그 일자리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5분의 2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식당, 소매점, 미용실 등 대표적인 시간제 일자리에서 근무하는 시간제 근로자 50만 명을 추적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7년 민간부문 고용의 절반은 5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이루어졌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지난달 의회에 출석해서 "경기 회복 속도가 너무 느려서 중소기업이 부실해지면 사회 경제적 손실은 그 이상이다. 중소기업들은 우리 경제의 심장부이며 노동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중소기업 3분의 1이 현재 보유 현금으로 1개월도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 소살리토(Sausalito)에서 하이로드 투어링(High Road Touring)이라는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로어 레딩은 음악가들이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을 돕는 그녀의 회사가 곧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지만 30만 달러의 PPP 대출금을 지원받아 21명의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불했다.

"언제 다시 영업을 시작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6월 말이 되자 대출금은 바닥났다. 회사는 이후 직원의 절반을 해고하고 남은 직원들에게도 임금 삭감을 요청했다. 레딩은 그나마 남아 있는 사람들의 급여를 지불하기 위해 회사의 현금 적립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