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포스코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포스코가 별도 기준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애당초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철강업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19 한파가 예상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3분기 포스코가 어떤 반등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21일 포스코는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5조8848억원, 영업손실 10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조5911억원 줄었고, 영업손실은 8328억원이나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9.7%에서 –1.8%로 주저앉았다. 

연결 기준 실적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이 마저도 좋은 성적은 아니다. 2분기 포스코의 연결 기준 매출은 13조7216억원, 영업이익 1677억원, 순이익 10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대비 하면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15.9%, 84.3% 줄었다. 순이익도 84.6% 감소했다. 

포스코가 분기실적을 공시한 후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내면서 철강업계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데 입을 모은다. 포스코는 전년 동기에는 72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올 1분기만 해도 45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특히, 1분기의 경우 대부분 글로벌 철강사가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 거둔 의미 있는 경영성과였다. 그러나 길어지는 코로나19에 업계 1위 기업도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다. 지난해 말 10위였던 포스코의 시가 총액 순위는 이날 기준 17위까지 곤두박질 쳤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업계에서 포스코의 적자 가능성이 흘러나오기는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더욱 나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력을 갖춘 업계 1위가 이정도면 나머지 회사 사정은 더 나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번 포스코의 2분기 성적은 앞서 증권가가 내다본 전망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날 집계한 시장전망치를 보면 포스코의 별도 기준 2분기 매출은 5조9604억원, 영업익은 586억원이다. 영업익의 경우 이 마저도 한 달 전 1553억원보다는 62.3%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한 달 간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예견한 증권사는 단 한 곳 뿐이었다. 그 어떤 곳도 포스코가 이 같은 성적을 낼지 상상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포스코는 실적 부진의 이유로 코로나 영향으로 수요가 부진하고 판매가가 하락했다는 점을 들었다. 주요 수출 대상국의 락다운과 경제활동 중단으로 판매량이 감소했고, 자동차 등 글로벌 수요산업이 부진하면서 가격이 약세를 띄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영업익 4581억원과 견줄 경우 생산·판매량 감소로 2066억원의 손실이 났고, 판매가 하락으로도 3677억원의 추가적인 손실이 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감소로 전분기 대비 조강 및 제품 생산량이 각각 127만톤, 87만톤, 판매량은 85만톤 감소했다는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포스코는 3분기 철광석 가격 하락, 수출 물량 회복, 자동차 강판 판매량 증가 등을 이유로 들어 실적 회복을 자신하고 있지만 섣부르게 반등을 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코로나19 재확산세와 이로 인한 글로별 경기둔화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또한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1.7달러까지 치솟아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기대치가 반영되면서다. 

제품 값 인상도 사실상 불가하다. 포스코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내수의 경우 유통 및 재압연 시장에서 가격인상을 협의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조선향 가격 협상은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부진해서 가격 인하 요청하는데 수입재를 자사 물량으로 전환할 경우 차별적으로 가격 운영할 예정이며 전체적인 가격 협상은 동결 수준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포스코는 하반기 자동차강판용 기가스틸 및 태양광 구조물용 포스맥(PosMAC)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세일즈믹스 최적화와 중국 등 수요 회복 지역으로의 수출 강화로 수익성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그룹 차원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식량 트레이딩 확대 및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본격 가동, 포스코건설의 송도국제업무단지 프로젝트 정상화, 포스코에너지의 LNG터미널 부대사업 확대, 포스코케미칼의 이차전지소재 투자 지속과 제철공장 부산물 활용 과산화수소 합작사업 등으로 미래 수익의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