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제품관련 해 일부 언론에서 부정적인 기사를 실었습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모니터링 하다 보면 여론을 판정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큰 위기 같아 보이고요. 어떻게 보면 그냥 소란 같기도 하고요. 기업에게 위험한 여론은 어떤 것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여론은 한덩어리로 판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업이 세운 위기에 대한 정의 또한 하나로 정해진 공통된 답이 없습니다. 따라서 기업 마다 여론을 바라보고 판정하는 기준이 있어야 자사에게 적절한 여론관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기업 내부에 여론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태도 그리고 판정의 기준이 전부 또는 일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위험하다 판정할 수 있는 여론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번째, 위험한 여론은 폭발적입니다. 세상이 전부 부서지는 듯 폭발이 발생하면 그 주변은 일정 수준 이상 초토화되는 결과를 겪게 됩니다. 기업이 그런 느낌의 부정 여론을 접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모니터링되는 여론의 대부분이 절대적으로 강력하고 심각한 부정성을 나타내는 경우 기업에게 위험한 여론이 생성되고 있다 판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간단히 표현하면 ‘누구나 해당 상황이 아주 심각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경우’입니다. 여론이 눈에 보이는 경우지요.

두번째, 그렇게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주요 이해관계자의 추가적 개입을 초래할 수 있는 여론은 위험합니다. 일부 언론이나 온라인에서 일정수준의 부정 여론이 발생했지만, 그것을 그대로 폭발적이라 정의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 부정여론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내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이 예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규제기관, 수사기관, 국회, 시민단체, 노조, 거래처 등이 추가적으로 부정적 여론 형성에 개입해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 뻔한 경우입니다. 일종의 도미노 현상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세번째, 여론이 아주 자극적이고, 경악할 만한 유형인 경우 위험합니다. 위기에 대한 내용을 접한 공중들이 인상을 찌푸리게 되거나, 술자리 뒷담화 소재가 되거나, 사회적으로 역겨움이 발생되는 경우입니다. 법이나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그런 여론이 초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업의 잘못이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부정적 인상으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업이 어떻게 위기관리를 했는 가는 추후 잊히지만, 그 당시 느낌은 공중의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네번째, 위험한 여론은 기업의 VIP가 위험하다 판정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VIP가 위기 시 여론을 너무 민감하게 본다 거나, 반대로 여론을 너무 무시한다며 VIP의 여론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의 특성을 감안하면 기업 VIP가 보는 여론이 위기관리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사후 평가에도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몇 가지 위험한 여론의 특징을 보아도 깨닫게 되겠지만, 여론이란 단순 기준으로 정해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기업이 스스로 정한 여론에 대한 판정 기준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기준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간에는 위기 시 흔들림의 진동 폭이 천지차이가 됩니다. 위기 시 여론을 보며 우왕좌왕, 조변석개, 자중지란 같이 매번 혼란스럽기만 하다면 여론 판정에 대한 기준을 기업 스스로 설정해 보기 바랍니다. 우리 회사에게 위험한 여론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