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최근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보장성보험의 보험료 납입면제 기능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러 보험사들이 납입면제 기능을 마치 파격적인 서비스처럼 내세워 영업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납입면제 기능이 추가 된 상품은 그에 해당하는 비용이 보험료에 포함 돼 있다. 때문에 실질적인 고객 혜택은 적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입자가 질병에 걸려 보험금을 받을 경우엔 이미 지급받은 해당 보장료는 차회부터 보험료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굳이 납입면제를 적용받지 않아도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여러 보험사들이 암보험·운전자보험·정기보험·어린이보험 등 대부분의 보장성 보험에 보험료 납입면제 기능을 강조해 영업하고 있다. 납입면제란 보험가입자가 보험료 납입 기간 중 재해나 질병으로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장해상태가 될 시 보험사가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보험료 납입면제가 탑재된 상품들을 살펴보면 메리츠화재 'The좋은 알뜰한 건강보험'은 암, 뇌, 심장, 말기(간·폐·신장), 상해·질병 50%후유장해 시 납입면제가 적용된다. 이 상품의 설계사 교육용 자료에는 햄버거병(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인한 말기신부전, 치매(CDR척도 3점)로 인한 질병후유장해 진단 시 납입면제가 적용된다는 점 등이 강조됐다.

통합보험인 메리츠화재 'The좋은알파Plus'은 파킨슨, 치매 등은 물론 16대 질병 진단에 대해 납입면제가 된다. 롯데손해보험 '더끌림 건강보험'의 경우 3대진단, 말기간경화, 말기신부전, 80% 후유장해 2종 등 7대 납입면제 혜택이 적용된다. 한화손해보험 '참 편한 키다리 정기보험'은 상해·질병50%후유장해시 납입면제가 이뤄진다.

어린이보험에도 납입면제 기능이 대세다. 메리츠화재 '내Mom같은 어린이'는 납입면제 사유(암, 유사암, 뇌혈관허혈성, 상해·질병 50% 후유장해, 양성뇌종양, 중대한 재생불량성 빈혈) 발생 시 납입면제 적용은 물론 500만원의 진단비도 추가로 지급한다. 롯데손보 '도담도담 자녀보험'은 일반암, 뇌혈관, 허혈성심장, 상해·질병80%후유장해 시 납입면제가 된다. 흥국화재 '맘편한 자녀사랑보험'은 암, 유사암, 뇌혈관, 허혈성, 상해·질병50%후유장해 시 납입면제가 적용된다.

보험사들은 운전자보험에도 납입면제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메리츠화재 '운전자보험 M-Drive'는 자동차사고부상1-7, 교통상해50%·일반상해80%후유장해 시 납입면제 혜택이 있다. 롯데손보 '안심종합보험(뉴해피카플랜'은 교통상해 50%이상 후유장해시 납입면제가 된다.

파격 서비스 맞을까?

이 같이 여러 보험 상품에 탑재된 납입면제 기능은 가입자가 심각한 질병·상해를 겪게 되면 경제 활동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실제 납입면제 사유에 해당하는 대부분은 가입자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납입하기 어려울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납입면제가 없는 상품은 가입자가 치명적인 진단을 받아도 보험료를 지속 납입해야 계약이 유지가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납입면제 기능에 대한 실효성 의문도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납입면제 기능이 있는 상품은 그에 해당하는 비용 역시 보험료에 포함이 돼있다. 이는 납입면제가 마치 파격적인 서비스인 것처럼 보여도 실제론 가입자가 그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어린이보험 등에 기본 계약으로 납입면제 기능이 탑재돼 있는 경우가 있는데, 어릴수록 납입면제 해당 사유를 진단 받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는 불필요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가입자가 암, 뇌졸중 등 약관에서 보장하는 질병에 걸려 보험금을 받게 될 경우엔 이미 지급받은 해당 보장료가 차회부터 보험료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굳이 납입면제를 적용받지 않아도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또 납입면제를 적용 받더라도 가입된 상품이 갱신형이라면 관련 혜택이 갱신 전까지만 유지된다는 점도 단점으로 거론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굳이 납입면제 기능이 없더라도 보험료나 보장 등이 가입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면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납입면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적은데, 없는 것 보다야 좋겠지만 굳이 보험료를 더 부담하면서까지 이 같은 서비스에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