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 '최저임금위원회'가 2021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5차 전원회의를 7일 시작한다. 이번 회의의 안건은 ‘임금안’ 논의, 지난 1일 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시한 최저임금 요구안의 조율에 나선다. 

노동계가 제출한 최초 요구안은 올해 최저임금(8590원) 대비 16.4% 오른 1만원, 경영계에서는 올해보다 2.1% 삭감된 8410원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양측 입장 차이가 큰 상황, 유통업계 역시 이번 협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 최저임금 수준. 자료=중소기업중앙회

편의점 점주, 3년간 인건비 32%↑…"임금 올리면 고용 줄여야"

편의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편의점업계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지난 2일 공동성명을 내고 2021년 최저임금은 2~3년 전 수준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주장을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고, 이에 매출과 수익이 줄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버틸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나홀로 사장' 구조가 많은 편의점 여건상, 인상된 최저임금으로는 경영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근거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5월 6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중소기업 고용 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600개 기업 대상)'에 따르면 이중 88.1%는 2021년 최저임금 수준이 올해와 같거나 낮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 인력 감원 예상 시기.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신규채용 축소(44%), 감원(14.8%)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응답도 함께 제출됐다. 또한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33%의 기업은 ‘6개월 이내 감원’, 45%는 ‘9개월 이내 감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편의점 점주와 중소기업중앙회는 공통적으로 현재 임금 수준에서도 고용유지가 어렵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인 사업체 비중이 높은 편의점들의 경우 중소기업들보다 인건비 부담이 클 수 밖에 업삳.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현재 기업들은 외부의 불가항력적 요인에 의한 출혈 경영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고민, "최저임금 1만원 대형마트에도 부담"

시간당 1만원을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거세지며 대기업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홈플러스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해부터 임금 18.5% 인상을 요구해 왔다 이를 최저시급으로 환산할 경우 1만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홈플러스의 현 경영상황, 영업이익은 물론 5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유지중이라는 것이다. 이커머스 기업과의 경쟁,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이용고객 급감 사태를 맞으며 수익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2019 회계연도의 경우 영업이익이 100억원에도 채 미치지 못했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5322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노조측의 최초 임금인상안은 회사의 경영 현황과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였다”라며 “노조측의 요구를 모두 다 들어줄 경우 회사의 2020년 실적은 자그마치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우려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노조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18.5%에서 5.9%로 낮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세부 내역에 대한 협의는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