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하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 하락세는 둔화되는 가운데 임대차 3법 영향과 다주택자 전세 물량이 감소하면서 하반기 전세가격이 1.5%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하 건산연)은 2일 ‘2020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1% 상승하고, 전세가격은 이보다 큰 1.5% 상승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은 법인과 다주택자 물량이 매매시장에 풀리며 전반기 대비 주택 매매가격의 하락세는 둔화될 것으로 봤다. 하반기 수도권 매매가격은 6·17 대책으로 인해 0.3% 상승에 그쳐 상승세는 약화될 것으로 봤다. 지방의 경우 수요 둔화와 정책 영향으로 –0.2%를 기록하며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매매가격에 대해 “정책적 요인으로 인한 법인·다주택자의 물건 유입이 다수 있겠지만, 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요가 하락세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가격은 상반기 1.1% 상승에 이어 하반기에도 1.5% 올라 연 2.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건산연은 밝혔다. 건산연은 “다주택자가 공급하던 전세 물량이 매매로 전환될 경우 양질의 전세 물량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면서 “6·17 대책을 통한 대출규제로 기존 세입자가 전세 시장에 잔존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요,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전입, 임대차 3법 등을 고려하면 전세가격은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 역시 하반기 전세가격에 대해 “매물 감소, 수요 잔존, 3기 신도시 대기 수요 등 전세가에 상승 압력 요소가 많다”며 “이러한 임대인 우위 시장에서 임대차 3법이 현재 논의 수준대로 시행될 시 전세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어 “실업률, 물가상승률 등 실물경제 약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주택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언급했다.

건산연은 분양시장은 주택과 비주택 시장 간 격차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주택 분양시장은 분양가 상한제 등 정책이 수요자에게 소구하는 바가 크고,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시장 호황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며 “다만 정책 영향으로 인한 중장기 공급 부족은 감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비주택 시장은 최근 공급량이 많았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등을 고려할 때 주택 분양시장과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건산연은 설명했다.

한편 올해 건설업 침체는 하반기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155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1%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상반기 3.1% 감소에 이어 하반기에는 8.4%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건설투자 역시 전년 대비 1.6% 감소해 3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