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통해 민간에 빌려준 신규 대출액이 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제 충격에 한은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6월 한은의 원화 대출잔액은 23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8조원이 늘어난 셈이다.

중앙은행의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데는 한은이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확대한 영향이다. 6월 전체 금중대 배정실적은 23조6000억원이다. 4월까지 금융기관이 취급한 금중대 실적을 반영해 6월에 배정했다.

앞서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을 5조원 증액했다. 이후 한도가 거의 소진되자 추가 증액을 통해 한도를 총 35조원까지 확대했다.

금중대는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저금리로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조치다. 한은은 은행이 취급한 대출실적에 대해 기본적으로 50%를 지원하며, 개인사업자와 저신용기업에 대해선 75~100% 수준으로 지원비율을 우대한다.

한은은 위기상황 마다 발권력을 동원해 소방수 역할에 나서곤 했다. 외환위기였던 1999년 2월 대출금은 15조1000억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월엔 1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실물경제 공포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은의 대출금은 앞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7월엔 5월 금중대 수요가 집계돼 반영된다. 여태까지 추세를 보면 늘고 있으므로 다음달 대출금은 6월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회사채ㆍ기업어음(CP) 매입 SPV에 대한 8조원 가량의 선순위 대출을 앞두고 있다. SPV는 산업은행 산하에서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CP를 사들이는 기구다. 국회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통과되면 한은과 정부의 자금지원을 통해 출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