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의 미출시 차량으로 추정되는 위장 차량이 공도에서 발견됐다. 벤츠가 올해 출시하기로 밝힌 신차 가운데 하나인 신형 E클래스 쿠페에 가장 가까운 모델로 보인다. 다만 벤츠 관계자는 사실확인을 요청한 <이코노믹리뷰>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 서울 중구 모처 주차장에서 발견된 벤츠 신차 추정 차량. 이 차량이 공도를 달리는 모습을 포착했지만 사진으로 담진 못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지난 22일 벤츠 위장 차량이 오전 10시경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 공도와 모처 주차장에서 포착됐다.

해당 차량의 주요 특징으로, 후면부 방향지시등에 각각 좌우 끝으로 순차 점등하는 시퀀셜 턴시그널(sequencial turn signal)이 장착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배기구로는 차량 후면부 양쪽 하단에 사각형의 듀얼 머플러가 장착됐다.

1~2열로 출입할 수 있는 문을 모두 갖춘 4도어 형태를 보였다. 위장차량 옆에 서 있던 벤츠 대형 세단 E300보다 전장, 전폭, 전고 등 외관 제원이 더 컸다. 타이어로는 이탈리아 업체 피렐리의 19인치 겨울용 제품 쏘토제로 3(SOTTOZERO Ⅲ)를 장착했다.

각 부위별 특징으로 미뤄볼 때 해당 차량은 벤츠의 올해 신차 15종 가운데 하나인 신형 E클래스 쿠페에 가깝다.

벤츠가 현재 국내 판매하고 있는 차량 가운데 시퀀셜 턴 시그널을 적용한 차량은 AMG GT 4도어 쿠페, AMG GT 43 쿠페, AMG GT 63 쿠페 등 고성능 브랜드 AMG 라인업이다. 다만 위장 차량의 후면부 번호판이 트렁크 도어에 매립된 듯한 형태로 부착된 점을 볼 때, 해당 차량이 AMG GT 모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된 AMG 모델의 후면부에는 번호판과 트렁크 도어가 한 면인 듯 평평한 디자인을 갖췄기 때문이다. AMG 모델은 또 동그란 구멍의 배기구 두 개가 좌우에 한 쌍씩 총 두 쌍 장착된 점에서 이번 위장 차량과 구분된다.

▲ 22일 공도에서 발견한 위장 차량에 적용된 것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휠 디자인. 이 휠은 현재 국내 판매 중인 E클래스의 고객 선택사양으로 제공되고 있다.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현재 국내 출시된 벤츠 차량 가운데 피렐리 쏘토제로 3 겨울용 타이어를 기본 제품(OE)으로 장착한 모델은 없다. 업계에 따르면 쏘토제로 3는 포르쉐 파나메라 하이브리드, 테슬라 모델3 등 고급 모델에 OE로 탑재되고 있다. 피렐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쏘토제로3는 최첨단 프리미엄 차량(high-end premium vehicle)에 최적화한 제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위장 차량이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E클래스 쿠페의 디자인과 차이점을 보이는 점을 미뤄, 올해 신차 라인업에 없는 모델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차량 후면부 번호판의 경우, 위장 차량에는 트렁크 도어에 부착된 것과 달리 기존 E클래스 쿠페 모델에선 트렁크 도어 아래 차체에 부착돼 있다. 또 외관 크기를 비교할 때 E클래스 쿠페는 일반 E클래스 모델보다 전장, 전폭, 전고 등이 모두 적은 수치를 보인다.

▲ 22일 오전 서울 중구 공도에서 발견된 위장 차량의 기존 출시모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는 벤츠 고성능 대형 세단 AMG E 53 4매틱 플러스.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위장 차량은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할 때 벤츠 독일 본사에서 올해 9월께 해외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E클래스 AMG 시리즈와도 유사하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AMG E 시리즈는 E클래스보다 큰 사이즈를 갖추고, 후면부 번호판을 트렁크에 달고 있다. 쏘토제로 3 타이어를 장착할 만한 고성능 모델인 점도 위장차량의 일부 특성과 부합하는 부분이다.

벤츠는 해당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언급하길 삼갔다.

벤츠 관계자는 “해당 차량이 어떤 모델인지는 현재 확인해줄 수 없다”며 “벤츠는 현재 여러 카모플라쥬(위장) 차량을 운행하고 있고, 시험운행한 위장 차량에서 발견한 특징은 개발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