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화웨이가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위기에 봉착한 갤럭시 신화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화웨이가 최근 복수의 부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달 계획을 변경한다는 통보를 했다고 보도했다. 적게는 10%, 많게는 20% 수준이다. 심지어 한 부품 업체는 당분간 별도의 통보가 없다면 부품 조달을 멈추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억대 5G 스마트폰 출하를 목표로 건 상태에서 미국의 압박에 반도체 수급이 원만하지 못해 벌어진 일로 추정된다. 미국은 화웨이와 자국 기업의 거래를 차단하는 한편, 제3국을 통한 화웨이의 반도체 수급도 막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프리미엄 반도체가 적절하게 확보되지 못하자 화웨이가 스마트폰 출하량 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와 오랫동안 협력하던 대만의 TSMC가 최근 미국 공장 건설 유치를 기점으로 화웨이와 신규 거래를 중단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화웨이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화웨이는 중국 내 소비를 바탕으로 위기를 버텨낸다는 각오다. 실제로 중국 언론에 따르면 올해 4월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자국 시장의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지며 자국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려는 중국인들의 애국소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압박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되는 장면도 중요하다. 실제로 미 정부는 최근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했으며, 자국 기업과 화웨이가 최소한의 5G 협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5G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화웨이와의 거래가 장기간 차단될 경우, 미국 기업들이 5G 통신 표준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렸다. 이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정상적으로 잡지 못하는 화웨이에게 ‘반가운 뉴스’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