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사들이 7월 운항에 투입하기 위해 보관되어 있던 비행기를 저장소에서 꺼내고 있다.     출처= Flickr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완전히 공칠 것만 같았던 올 여름 여행 시즌에 한 줄기 햇살이 비치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산업의 여러 분야에 걸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자제하고 있지만,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숙박 공유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국내 비행도 활기를 띄고 있으며, 심지어 캠핑카(RV)를 몰고 전국을 탐험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바야흐로 여행 시즌이 되돌아오고 있다는 징후가 조심스럽게 나타나고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에어비앤비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올 여름 주택과 아파트 예약이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에어비앤비는 5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미국에서의 사용자 예약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더 많았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가 이어져 지지난 주말(6월 5일~7일) 총예약은 2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여행자들이 집에서 운전 거리 200마일 이내의 여행 목적지를 선호하고 있으며, 많은 근로자들이 원격 근무로 전환함에 따라 고객들의 예약 기간도 1주일 이상으로 평상시보다 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내 집 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항공사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는 지난 주 초에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비록 그 활기는 코로나의 재유행과 주식 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로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 항공사들은 수요 증가를 대비해 여름 운항 계획을 크게 늘리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은 7월 운항에 투입하기 위해 보관되어 있던 비행기 140여대를 저장소에서 꺼내 왔다. 텍사스주 포트워스(Fort Worth)에 본사를 두고 있는 둔 이 항공사는 7월에 정기 운항편의 55%를 운항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6월의 20%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회사는 플로리다와 서부 로키산맥 지대로 가는 운항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델타항공도 지난 6월에 국내선 100편을 증편했으며 향후 몇 달 동안의 운항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는 국제선 노선 복원 작업도 진행 중이다.

소프트웨어기업 어도비(Adobe)에 따르면 항공 산업 전체가 소폭의 부활 징후를 보이고 있다. 국내 항공편 예약은 4월 1일부터 5월 31일 사이에 3배로 증가했으며, 남부 주(州)들이 주(主) 행선지였다.

어도비에 따르면, 항공편을 예약하는 시점과 탑승하는 시점 간의 간격이 평소의 45일에서 50일 사이로 짧아지고 있다는 것도 정상 회복의 또 다른 징후다. 어도비는 "여행자들이 휴가를 위한 항공기 예약 요청이 충족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과 4월에만 해도 소비자들이 항공편을 예약하려면 몇 달 전에 예약해야 가능했다.

디즈니

디즈니 테마파크가 문을 열면 인파가 다시 몰려올까? 이 회사는 ‘그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디즈니는 이번 주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디즈니랜드와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를 7월 17일부터 재개장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앞서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재개장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모든 리조트는 건강 및 안전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정부 요구 사항을 준수하고 물리적 거리를 두기 위해 테마파크의 수용 인원을 크게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아시아, 유럽에 있는 디즈니의 12개 테마파크는 각 국에서 코로나가 다른 날짜에 유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다. 디즈니의 해외 테마파크 중 최대 규모인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1월 24일 이후 문을 닫았다가 5월 11일 재개장했다.

▲ 시저스와 MGM 리조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밤거리를 자랑하는 스트립(Strip)에 있는 시설들을 예상보다 일찍 재개장할 계획이다.     출처= LA Times 캡처

라스베이거스

도박 오아시스의 재개장에 대한 고객들의 압박은 엄청났다. 시저스와 MGM 리조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밤거리를 자랑하는 스트립(Strip)에 있는 시설들을 예상보다 일찍 재개장할 계획이다.  

MGM은 엑스카리버(Excalibur), 벨라지오(Bellagio), MGM 그랜드, 뉴욕-뉴욕(New York-New York)은 이미 개장했고, 룩소르(Luxor), 아리아(Aria),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리조트는 다음 달에 재개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달레이 베이 리조트의 일부인 파크 MGM, 미라지(Mirage), 브다라(Vdara), 델라노(Delano)의 개장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저스는 시저스 팰리스(Caesars Palace), 플라밍고(Flamingo), 하라스(Harrah's)의 ‘성공적 재개장’에 이어 이번 주에 린규(Linq)의 카지노층을 재개장(객실은 아직 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래닛 할리우드 Planet Hollywood, 패리스(Paris), 리오(Rio) 같은 다른 호텔들은 아직 미정이다.

캠핑카(RV)

최근 몇 주간 수요가 급증하면서 캠핑카의 판매와 대여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마니아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캠핑카 수요가 번창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사람들이 항공 여행이나 기차 여행은 꺼리기 때문이다. 캠핑카로 여행하면 호텔 엘리베이터나 비행기 화장실처럼 다른 사람들과 같이 쓸 필요가 없고, 식사도 차량 안에서 준비할 수 있다.

캠핑카 판매 및 임대 회사 RV셰어(RVShare)의 존 그레이 CEO는 지난 3월 10%의 직원을 해고했고 이후에도 나머지 30%의 직원을 임시 휴가처리 했다. 그러나 주정부들이 여행 제한을 완화하고 4월 중순부터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그는 해고나 휴가처리한 근로자들을 모두 다시 불러들였다. 이 회사의 지난 주 매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의 두 배 이상 늘었다.

또 다른 캠핑카 판매 및 임대 회사 경쟁사인 아웃도어시(Outdoorsy)는 지난 주 예약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0% 증가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관리국

교통안전관리국(TSA)은 이번 주 미국 공항의 검사대 통과 인원이 7일과 8일에 40만명을 넘었고11일에는 50만 명을 돌파해 3월 말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1일의 50만명 기록은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한 수치지만 4월 95%, 5월 90% 감소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미국 공항 검사대 통과 인원은 지난 4월 14일 8만 7500명으로 최소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