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최종병기 활(2011년)’에서 평범한 백성인 주인공은 그 시대에 세계에서 가장 강한 청(淸)나라의 최고 무장인 황제 호위대장과 활로 맞선다. 적이 “두려운가”라고 조롱하니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 뿐”이라고 맞받으며 활로 적장을 죽이고 여동생을 구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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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하나 해 본다. “내가 매출 비중이 DVD 판매사업이 97%, 대여사업이 3%인 회사의CEO라고 하자. 창업 5년만에 이뤘지만 환경변화에 따라 사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느 사업을 지속하고 어느 사업을 버리겠는가?”

미국의 주문형 콘텐츠 서비스 제작 회사인 ‘넷플릭스’ 창업 초기의 실제 이야기이다. 공동 창업자인 마크 랜돌프가 쓴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덴스토리)’라는 제목의 책에서 본 내용으로 전율이 느껴졌다. 정말 대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7년에 창업, 불과 20여 년 만에 시가총액 20조 원을 넘어서는 위치가 된 결정적 비결로도 보였다.

위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해 보인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97%의 매출을 가진 판매사업을 버리고 『대여사업』에 집중했다고 한다. 상식과 정반대의 결정을 한 배경은 ‘경쟁자’때문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팔겠다고 덤비는 회사가 있었는 데 바로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이 DVD를 판매하기 시작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수한 실험과 성공,실패를 넘나들며 연체료가 없는 구독 사업 모델로 가는 중에 IT 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힘입어 큰 성장을 이루었다고 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하여 전세계 190여개 국가로 회원을 넓혀 오늘날의 넷플릭스가 된 기초가 된 사건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요점은 사업 목표를 나눠 보았다는 것과 잠재적 경쟁에도 조심하며 목표를 재설정하는 통찰이다.

사업이나, 학업이나, 직업이나 심지어는 취미조차도 출발점은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시작하되 ‘~보다’ 잘하는 영역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또 한 번 강조한다. 조금 더 나아가 주변의 이야기도 듣고 전문가를 찾기도 하며 현장을 방문해 보거나 미리 경험을 해보는 것도 권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비슷한 시기의 경쟁자들이다. 인원, 자금, 정보 등에 앞선 경우도 허다하다.

숨은 경쟁자가 더 무서울 수도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는 현재 눈에 띄는 경쟁자와 신규진입자 외에 잠재 경쟁자가 3개나 더 있다고 한다. 공급자나, 구매자, 대체재 공급자가 그 경우다. 이해하기 쉽게 어묵 가게를 열었다고 하자. 어묵을 공급하던 제조회사가 가게를 낼 수 있다. 혹은 주변의 편의점에 샵인샵 개념으로 입점하거나 주변의 선술집에서 팔기도 한다. 육류 등 다른 재료로 가공하여 어묵시장을 대체하며 휩쓸어갈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나의 경쟁력을 ‘~보다’ 잘하는 영역을 찾아야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서 경쟁자로 출현하는 경우도 많은 것을 염두에 두고 헤아려야 한다.

소점포가 아닌 일반 기술창업분야 등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의 발전도 매일반이다. 다른 동료들에게서 찾을 수 없는 분야를 공략해서 공부하고 준비해 가야한다. 수시로 찾고 있는 특정 분야가 있는 데 하던 것만 계속 하겠다고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절벽을 만나게 된다. 어렵고 힘들어 보이는 영역에서 나를 찾으면 왠만하면 ‘예’하고 도전하기 바란다.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위 책의 저자인 랜돌프는 넷플릭스의 첫 번째 CEO로 DVD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초기 사업모델을 만들었고 2002년 주식 상장을 성공시킨 뒤 회사를 떠난 인물이다. 그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본다. “사업에서 번뜩이는 계시의 순간 따위는 없다. 사람들은 단순하고 영감이 넘치는 스토리를 듣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복잡하고 지루한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 사업이다. 또한 사업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꿈을 이루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때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형편없는 사업 1.000가지를 생각하다가 좋은 구상 하나를 얻는 게 진실이다.”

다음 번 컬럼에서는 목표로 하는 일이나 사업을 조금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찾아 본다. ‘사업의 정의’를 ‘재정의’하는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위에 얹을 가치(Value)를 다르게 정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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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무기인 활, 궁(弓)이 들어있는 첫 글자인 『인(引)』은 ‘끌다, 선도한다’는 뜻이다. 일 잘하는 사람, 성취의 귀재들이 가진 첫 번째 자기경영의 원칙은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