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한국에 갈래!' SNS에 울리는 아우성이었다. 지난 6월 6일 인도 뉴델리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에어인디아(Air India) 특별항공기에 탑승 못한 인도인들의 불만이 터진 것이다. 지난 3월 한~인도 직항 노선이 전면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특별 편성된 에어인디아의 탑승권을 구하려는 인도인들의 경쟁이 무척 심했다. 항공사 홈페이지의 온라인 예약이 개시되자 마자 곧바로 매진됐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인도인들도 많았다. 인도인 커뮤니티엔 인천행 항공권이 사전에 빼돌려졌거나 배정에서 지역차별이 있었다는 루머까지 돌아 공정하지 않다는 비난이 폭주했다.

한~인도 직항이 개설되고 30년 동안 한국행 비행기가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인도 정부가 해외 오염국가에 거주 중인 인도인의 고향 귀환을 지원하기 위해 중동과 미주지역 그리고 아시아 국가를 왕복하는 특별항공기 편성 프로젝트가 펼쳐지고 있지만 모든 항공편은 인도로 돌아오는 것에 치중된 것이다. 인도에서 해외로 가는 항공편은 거의 비어서 가는 상황이다. 그런데 인도~한국구간은 정반대로 인도 귀국보다 인천 가는 편에서 뜨거운 탑승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듯 한국으로 들어오고자 하는 인도인들은 1년 이상 장기체류가 가능한 유효 비자를 소지할 수 있는 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이다. 2019년 기준으로 한국에 합법적으로 체류 등록된 인도인은 1만3000여명이다. 전체 체류 외국인수에 비하면 큰 비중이 아니다. 하지만, 산업노동자 송출 협약국가들을 제외할 경우 한국에 체류하는 인도인의 숫자는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더구나 신(新)남방정책의 3P(Prosperous, Peace, People)축 가운데 ‘인적 교류(People)’ 측면에서 볼 때, 직업과 소득의 수준이 높은 체류 인도인이 갖는 의미는 숫자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체류 인도인 말고도 최근 들어 한국에서 유학하거나 취업이나 창업을 하고 싶다면서 한국에 가는 방법을 묻는 인도 젊은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러한 배경엔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상승되었다는 사실이 있다. 지난 2월말 한국에서 대구 신천지발 코로나19 사태가 증폭될 때만해도 ‘한국은 곧 코로나19’라는 왜곡된 인식이 퍼졌다. 이로 인해 일부 인도 거주 한국인들은 주거지에서도 출입을 제한당하거나 통행을 방해받기도 했다.

이제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어 ‘안전한 나라’ ‘시스템적이면서 객관적으로 신뢰가 확인이 가능한 나라’ 그리고 외국인조차도 혜택에서 차별받지 않는 ‘인간 존중의 나라’라는 긍정 이미지가 심어졌다. 양국 교류 세 가지(3P)축 중 ‘인적 교류’에서 진일보할 수 있는 토양이 아이러니하게도 인적 교류를 전격 중단시켰던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인식 변화는 신남방정책의 ‘인적 교류’의 신(新)모델을 만들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인도 간 인적 교류가 사람의 직접 이동에만 국한되기보다는 시공간을 아우르며 이루어지는 비대면 환경에서의 교류까지 확대하여 헤아려야 할 것이다.

팬데믹에서 입증된 사회의 안전성과 구성원의 수준 그리고 생명과 직결되는 이슈에서의 가치관에서 서구를 훨씬 뛰어넘는 한국의 긍정 이미지가 마련된 지금의 상황을 디딤돌로 하여 신남방정책 중 지속적인 인적 교류 확대의 모델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