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혜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 경기 위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KDI는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충격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경기 위축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돼 부정적 문구로 우리 경제를 평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꿨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부터 부정적 평가가 다시 등장했다. 5월에는 '위축', '부진', '불확실성', '하락세' 등 부정적 문구가 주를 이뤘다.

KDI는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4월 전(全)산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은 대면접촉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생산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주요 수출품목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큰 폭으로 위축됐다.

이렇듯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5% 감소했다. 지난해 9월(-0.2%) 이후 계속 증가하다가 코로나19가 발생한 1월부터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4월 소매판매액은 -2.2%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8.0%)보다 5.3%나 껑충 뛰며 감소폭이 축소됐다. 의복 등 준내구재(20.0%), 승용차 등 내구재(4.1%), 화장품 등 비내구재(1.6%) 등 판매가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위축이 지속됐으나 정책효과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는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7.6을 기록하며 여전히 기준치에서 크게 떨어졌으나 전월(70.8)에 비해서는 반등했다. 방역지침의 변화와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 대한 국내 방역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소비부진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민간소비가 일부 회복됐다고 KDI는 전했다.

5월 수출은 전월(-25.1%)과 유사한 –23.7%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자동차(-54.1%), 석유제품(-69.9%), 석유화학(-34.3%)이 크게 감소하였으나, 반도체(-14.9%→7.1%)는 증가로 전환했다.

고용 충격은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과 경기 둔화의 영향을 떠안으며 가중되는 모습이다. 4월 취업자 수는 전월(-19만5000명)에 비해 47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서비스업(-46만5000명) 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제조업(-4만4000명)과 건설업(-5만9000명)에서도 감소폭이 커졌다.

한편 KDI는 세계경제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최근 미중 관계도 빠르게 악화되면서 경기 하방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