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백화점 평촌점. 사진=롯데백화점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백화점업계가 정부 주도 소비진작 행사 '동행세일'에 대해 긍정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계 세일 기간과 행사가 겹치고 세일 비용 부담 완화 등 현실적 내용을 담아 부담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백화점업계는 범국가적 차원의 행사에 맞춰 지원 및 세일 품목 확대에도 나서는 등 '상생' 취지에 보폭을 함께하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6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대·중소 유통업계,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진행된다. ‘동행세일’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직면한 유통업계가 재고 소진을 위해 민관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범국가적 차원의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를 비롯해 AK백화점, 갤러리아 등 대형백화점 업체 대부분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각 업체들은 세일 기간 중 협력사 세일 마진 수수료 지원, 장소 제공 등 할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소비 진작 나선 '동행세일', 백화점업계 가뭄속 단비 '기대'

백화점업계에는 동행세일이 열리는 6월 마지막 주~7월 2째 주가 통상적인 하계 정기 세일 기간이라는 점에서 불황속 정부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추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연중 행사로 자리잡았기에 별도 준비가 필요치 않고,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난해 개정한 판촉 행사 심사지침이 적용되지 않아 현실성이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세일기간 할인으로 발생하는 부담업체를 백화점과 납품업체가 50%씩 부담하도록 강제한 바 있다. 이에 백화점 세일 행사와 백화점 수익이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고, 백화점들은 1월, 4월, 7월, 10월 열리는 정기세일 외에 별도 할인 행사 진행을 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1월 개최된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다. 10월 세일을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11월 세일에 참가해야했던 상황, 수익이 적은 행사 참가에 대해 백화점들은 참가를 미뤘고, 정부 눈치를 본 후 뒤늦게 참가를 결정한 사례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정기 하계 세일 기간에 개최되고, 유통기업이 부담할 세일비용 부담이 면제된다는 점에서 환영"이라며 "코세페의 경우 정기 세일도 아닌 행사에서 정부 입맛에 맞춘 가격을 내 놓기 위해서는 협력사들을 쥐어 짜내는 상황 돼야 했고, 부담 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동행세일이라는 명칭, 그리고 정부에서 집객행사를 권장하는 것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규모 집객 행사 개최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정부주도로 홍보가 이뤄지기 때문에 집객 행사를 여는데 대한 우려가 없어졌다"며 "정부의 직접적인 메시지가 있고, 다 같이 나서는 행사이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다"라고 전했다.

세일 행사 자체가 갖는 소비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백화점업계는 지난 5월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소비진작 행사를 기획했고, 해당 행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일부 중소기업 협력사 전년 대비 매출이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나왔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개최한 중소기업 돕기 행사에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린곳이 있을 정도로 작은 기업들의 매출에 세일행사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동행세일 기간 역시 백화점 주도로 물량 소진 행사, 특별 마진제공 행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워도 동행한다"...판매 수수료 인하·자금 지원 등 나서

업계는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납품업체들을 만나 경영상황이 어려운 중소 납품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약도 맺었다. 판매 촉진행사에 적용되는 판매 수수료 등을 평상시보다 인하하고 세일 기간 중 최저보장수수료를 면제키로 했다. 납품대금을 조기지급하고 경영자금을 무이자·저금리로 지원하는 한편 온라인 납품업자를 위해 쿠폰·광고비도 지원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무이자 대출 1000억원과 저금리 대출 1050억원을 지원하고, 2353억원 규모 상생결제시스템을 운영키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100억원 규모 긴급자금 무이자대출을 신설하고 저금리 대출 180억원을 지원하며, 신세계백화점은 저금리 대출 40억원을 제공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저금리 대출 210억원과 협력업체 판촉사원 중식비를 지원하고 AK플라자 역시 각점포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상품대금 약 50억원을 조기 지급할 계획이다.

백화점업계 뿐 아니라 대형마트 3개사도 동행세일 행사 취지에 맞춰 상생 강화에 나섰다. 대형마트 3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자 납품업체와의 상생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매출 증대를 통해 납품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할 뿐 아니라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