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년대 정취를 풍기는 신안촌 입구.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전라도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육지와 바다에서 나는 모든 식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맵고 짜서 자극적이라는 고정관념이 존재하지만 서울에서도 충분히 정갈한 전라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종로에 위치한 ‘신안촌’이다.

고층 건물과 관공서들로 가득한 광화문 사거리 한 켠에 위치한 신안촌은 80년대 정취를 풍기는 오래된 주택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음식점 간판만 없다면 외관으로 보기에 오래된 한옥집을 연상시킨다. 입구부터 한옥 대문을 통해 들어가면 내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식이다. 지난 1986년부터 음식점을 운영해오고 있는 신안촌은 벌써 2대째 딸과 함께 이어가고 있다. 

1. 음식종류

한식

2. 위치/영업시간/가격

위치: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8

영업시간: 월요일~금요일 11:30 – 22:00
토요일: 11:30 – 20:00
브레이크 타임(14:00 – 17:30)
일요일 휴무

메뉴: 낙지꾸리 7만7000원, 홍어삼합 7만7000원, 코다리 7만7000원, 연포탕 1만5000원
매생이탕 1만5000원, 병어조림·구이 6만원,

▲ 한옥 대문을 통해 들어가면 내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식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3. 상호명

신안촌의 상호명은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따온 이름이다. 전라남도 지역 명 ‘신안군’에 서민들 아무나 편하게 올 수 있는 ‘마을촌’를 붙여 ‘신안촌’이라는 상호명이 탄생했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 출신인 1대 이금심 사장이 친정집 손맛을 그대로 이어받은 셈이다.

이금심 사장은 “처음에는 사람들이 신안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조차 잘 몰라서 전라남도 음식점이라는 것을 설명하는데 애먹었다”면서 “남도 음식 중 토속음식을 대접하고 손님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해 촌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4. 경영철학

이 사장의 경영철학은 간단하다. 장사 시작 처음부터 돈을 번다기 보다는 ‘명성 있는 집’이 되고자했다. 손님들 기억에 무엇인가 남는 집을 만들고 싶었다. 이 사장은 “살면서 먹는 즐거움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버는 목적 보다는 내 손님들에게는 맛있는 행복을 팔고 싶었다”고 말했다. 

▲  큰 생낙지를 꼬치에 끼워 참기름을 발라 화덕에 구운 낙지꾸리.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홍어삼함.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5. 주메뉴

신안촌의 대표 메뉴는 푸짐하게 차려나오는 ‘낙지꾸리’와 ‘홍어삼합’이 주 메뉴다. 메인 요리인 낙지꾸리는 세발낙지와는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큰 생낙지를 꼬치에 끼워 참기름을 발라 화덕에 구운 음식이다. 본래 낙지꾸리는 신안에서 큰 제사를 지낼 때 올리는 음식으로 따듯하게 나오지만 신안촌 만의 비법으로 차갑게 구워져 소스에 찍어먹는 요리로 다시 태어났다. 산낙지 본연의 짠 기운이 고스란히 퍼지기 때문에 별도의 소스는 사실상 필요 없는 정도다.

또 다른 주 메뉴인 홍어삼합도 흔한 메뉴는 아니지만 처음 홍어를 접하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홍어 특유의 꾸리한 냄새는 거의 없고, 삭힌 정도도 강하지 않아 수육과 1년 묵힌 묵은지와 함께 싸먹으면 전라도 음식의 풍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더 삭힌 홍어를 원한다면 방문 전에 요청하면 삭힌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 모든 요리에 제공되는 8가지의 밑반찬/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6. 맛의 비결

메인 요리 이외에도 모든 요리에 제공되는 8가지의 밑반찬도 별미다. 묵은지, 콩나물, 갓김치, 고사리, 도라니, 취나물, 미역줄기, 머위대나물까지 밥 한 공기는 뚝딱할 수 있을 정도의 푸짐한 반찬이 함께 나온다. 반찬은 모두 국내산으로 직접 매번 계절마다 나오는 제철 재료로 주기마다 달라지는 점이 특징이다. 반찬 하나부터 직접 만들기 때문에 김치 종류도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시간이 투자된다. 김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새우젓 등도 모두 국내산을 사용해 전라도 토속음식을 그대로 재현해내기 위해서다.

7. 식재료 (구입처&구입 조건)

음식의 식재료들은 신선함을 최우선으로 한다. 때문에 새벽시장이 열리는 날은 굉장히 바쁜 날이다. 시장을 거의 매일 가기 때문에 그날 들어온 신선한 나물들과 계절에 따라 바뀌는 제철 재료들을 활용한 반찬은 물론 메인 요리도 달라진다. 한여름에는 낙지가 대부분 나오지 않는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서 낙지들이 산란을 하고 나서 대부분 죽기 때문이다. 그럴 땐 신안에서 직접 올라온 민어구이, 병어구이, 갈치구이를 선보이고 최근에는 갑오징어가 제철이라 손님들에게 메뉴를 직접 추천하고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8. 특별한 서비스

신안촌의 단골손님들만 알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특별한 날 요청하면 백김치가 함께 제공되는데 베타카로틴이 들어있는 기능성 배추를 사용해 몇포기 나오지 않아 ‘한정판 김치’라고도 불린다. 이외에도 마지막 식사가 끝나면 자색 고구마 차가 제공된다. 뜨거운 고구마 라떼는 익숙하지만 상큼하면서 뒷맛은 고구마 맛이 나는 차가운 차는 독특하면서도 입가심으론 제격이다.  

9. 고객이 전하는 ‘신안촌’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한 손님은 “항상 신안촌에 오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주말마다 가족끼리 오고 싶은 마음이 제일 많이 든다”면서 “올 때마다 신선한 재료는 물론 항상 제철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