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의 속도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느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BSI)를 조사했다. BSI는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수치로 환산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이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하며 100보다 수치가 높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경연 조사 결과, 6월 BSI 전망치는 68.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달(61.8) 대비 7.1p 상승한 수치이지만, 70선을 넘지 못해 기업들의 부정적 전망을 반영했다. 5월 실적치는 70.6으로 61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각 부문별로는 전망치로는 내수(71.4), 수출(71.1), 투자(77.0), 자금(78.2), 재고(104.8,재고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과잉)), 고용(85.2), 채산성(76.2)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2.1), 의류·신발(50.0), 의료·정밀기계(50.0), 비금속 광물(55.0), 금속 및 금속가공(55.2) 순으로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이에 대해 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 회복이 더디고 주요국 해외공장의 셧다운 지속으로 내수와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특히, 제조업의 자금사정 전망(73.9)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6.4)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위축되고, 금융기관 대출여건도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일부 기업들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연장에 실패하고 해외 매출채권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경기전망이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선을 밑돌 정도로 낮고, 과거 위기에 비해서 회복속도가 더디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1009년 1월 최저치(52.0) 기록 후 두 달 만에 24.1p가 상승한 반면, 이번 위기 때는 지난 4월 최저치를(59.3) 기록 후 같은 기간 9.6p 상승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공급의 복합적 충격이 겹쳐 경기 전망이 여전히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5월 실적치는 70.6을 기록하며 6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부문별로는 내수(74.2), 수출(72.0), 투자(76.8), 자금(82.6), 재고(107.3), 고용(84.9), 채산성(78.4)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하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 회복세 지속에 대해 예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업들이 경제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금지원 절차 간소화 등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