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라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상대방에 대해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이라는 두 지도자의 자존심싸움이기도 하고 미국과 중국의 힘의 싸움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아테테 출신 철학자인 투키디데스의 주장으로, 지중해를 둘러싼 패권 갈등으로서 기존 맹주였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성장한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두 나라는 전쟁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한 것에서 비롯된 정치학 용어다. 즉,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엿볼 수 있다. 바로 서울 강남 지역의 기존 아파트와 신흥 부촌 아파트의 흐름에서 볼 수 있다. 물론 전쟁이 벌어질 일은 전혀 없지만 패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기존 강국과 신흥 강국의 갈등만큼이나 치열하다

기존 맹주라 할 수 있는 강남구아파트들은 급매 소진중이라 호가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아파트 풍향계라 불리우며 부동산 시장의 상승이 예상될때마다 관심의 대상이 되는 대치동 은마 아파트와 잠실주공 5단지 경우 은마는 30평형, 주공5단지는 34평형 기준 매매가는 21억원에서 3억원 하락한 18억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최고 부촌인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도 42평형이 기존 32억원 넘게 거래되었으나 최근 28억원으로 4억원 이상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하락세는 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세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 호가를 낮추어서라도 거래하고자 하는 매도희망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중과세면제혜택이 종료되는 시점이 되면 급하게 매도처분할 이유가 없어지기에 여름시즌의 가격은 현재와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된다.

신흥 맹주로 기대를 모으는 지역을 보자. 기존 맹주와 인접한 반포와 잠실, 약간 거리를 둔 곳은 성수,용산,목동이라 할 수 있다. 우선 반포는 래미안퍼스트지 72평형이 기존 39억에서 40억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잠실은 이와 달리 엘스 32평형이 기존 21억원에서 19억원으로 10%하락, 성수도 갤러리아포레 70평형이 33억원에서 31억원으로 하락했다. 용산은 용산파크자이 37평형은 14억원에서 큰 변화없고 목동은 신시가지6단지 아파트 35평형이 기존 16억원에서 거래되다가 18억원으로 호가가 상승했다.

현상황을 살펴보면 기존 맹주 지역인 강남구는 전체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신흥 지역들은 약한 하락세와 보합세인 지역들이 보인다. 심지어 현상황에서도 반포와 목동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신축 아파트들이 뒷받침된 신흥 부촌 지역의 강력한 하방경직성과 상승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세면제가 끝나는 6월이후 부동산 시장은 또 어떻게 변할까 기존 강자의 하락과 신흥 강자의 상승으로 대표되는 현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반포, 잠실, 성수, 용산, 목동의 가격이 강남구 아파트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정부의 정책이다. 중과세면제 혜택이 종료되어 굳이 서둘러 매도처분할 필요가 없어지면 강남구 아파트들은 기존 호가에서 더 오른 호가를 불러 전체적인 시세상승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솔직하게 객관적의견이 아닌가 싶다. 역사에서는 신흥 강자였던 그리스가 결국에는 패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러한 역사가 아파트 시장에서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물론 없다.

우용표 : 한강부동산경제연구소 [저서:그래서 지금 사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