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반영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해 확산이 빠르게 둔화하는 최상의 경우 1.1%, 확산이 다시 확대하는 최악의 경우 -1.6%라는 전망치도 함께 제시했다.

KDI는 20일 발표한 ‘KDI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기존 전망치보다 2.1%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불확실성이 상당히 큰 상황”이라며 “0.2%를 제시한 것은 플러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크지만 역성장할 가능성도 유사한 정도로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의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1.2%)보다는 낙관적이지만, 현대경제연구원(0.3%)보다는 낮다. KDI의 전망대로라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번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세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둔화하면서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이에 따르면 올해는 민간소비와 수출이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치지만, 내년에는 양호한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3.9%를 기록한다.

▲ 출처=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올해 수출액은 15.9%, 수출물량과 수입물량도 각각 3.4%와 3.8% 줄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94억달러로 지난해(600억달러)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0.4%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실업률은 3.9%로 지난해(3.8%)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에서 모두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확대되는 비관적인 상황을 가정한 ‘하위 시나리오’의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1.6%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가 조기 진정되는 낙관적인 ‘상위 시나리오’에서는 경제성장률이 1.1%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췄지만 플러스를 유지함에 따라 정부가 다음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내놓을 수정 전망치도 대폭 하향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마이너스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4%였다.

한편 올해 들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해외전망기관과 글로벌 투자은행(IB) 상당수는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2%로 예상했다. 3대 신용평가사인 S&P(-0.6%), 피치(-1.2%), 무디스(-0.5%)도 일제히 역성장을 전망했다. 노무라(-5.9%)와 UBS(-2.0%)는 마이너스 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0.7%)와 바클레이즈(-0.2%)도 후퇴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