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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의 키 R&D]②물오른 K바이오, R&D로 ‘레벨 업’한미약품·유한양행, R&D 역량 극대화… SK바이오팜, 30년 투자 결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 10% 내외

레고켐바이오, 플랫폼 기술이전 특화

▲ SK바이오팜 연구원이 연구소에서 실험용기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SK바이오팜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의약품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2015년에 이뤄낸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 성과는 업계의 활력소가 됐다. 유한양행은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개발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 역량의 정점은 SK바이오팜이 보여줬다. 이 기업은 30년 간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 규제 기관으로 꼽히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2개나 허가받았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알테오젠은 의약품 플랫폼 기술을 기술이전했다. 정맥주사제형(IV)인 약을 피하주사제형(SC)로 바꿔주는 것 등이 의약품 플랫폼 기술이다. 다양한 약물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는 하나의 기술에 기반을 두고 변형을 통해 지속해서 기술이전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K바이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통해 강자로 성장 중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2015년 이전까지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 기업을 제외하고 수입 의약품 및 화학합성의약품 복제약(제네릭)을 활용한 내수 위주의 사업을 전개했다. 한미약품이 꾸준한 R&D를 통해 2015년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로 기술이전하면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성공했다. 이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사업 영역을 제네릭 개발 및 내수 시장 타깃에서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 타겟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바이오는 산업 특성상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가 높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운 제네릭 등은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사업을 가능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 식품, 기존 의약품 등으로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신약개발 역량을 지속해서 키워야 한다”면서 “R&D 역량이 곧 제약사의 기반으로 볼 수 있다. 한미약품의 기술이전 이후 기술이전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주요 기업 연구개발비 및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단위 억원, %). 출처=DART

제약사가 R&D 중인 프로젝트를 뜻하는 파이프라인의 반 이상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한 유한양행도 주목된다. 신약개발 절차는 대개 후보물질 발굴-전임상-임상1상-임상2상-임상3상-품목허가 등으로 구분돼 있어 각 단계마다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기업이 사업을 담당하는 모델이 가능하다. 연구소나 소규모 바이오텍 등이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제약사로 기술이전하면 제약사는 이후 단계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몇 년 동안 파이프라인 확보와 신사업 활로 등을 모색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초기단계 물질을 도입해 가치를 높여 기술이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같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모범 모델은 EFGR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과 관련이 있다. 유한양행은 제노스코로부터 전임상 직전 단계의 레이저티닙을 도입해 물질 상태를 최적화하고 동물실험을 한 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이전했다. 해당 기술이전을 통해 유한양행은 개발 단계에 따라 기술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수령할 수 있는 총 기술료는 1조4000억원 규모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2개 의약품에 대해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30년 R&D 뚝심의 결실이다. SK는 제약바이오 부문 사업을 20여년 간 키우다가 따로 SK바이오팜을 설립했다. 2011년 출범한 SK바이오팜은 이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 금액만 5000억원에 이른다.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와 관련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현지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앞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는 SK바이오팜이 개발, 미국의 수면장애 전문 제약사 재즈 파마에 기술이전됐다.

한쪽에선 해당 분야의 전문 제약사와 협업을 통해 역량을 갈고 닦으면서도 다른 한 쪽에선 독자적으로 신약개발을 추진한 셈이다. 이를 통해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부터 생산, 마케팅까지 가능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이사는 앞서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SK가 2001년도부터 중장기 계획을 세우면서 지속해서 지원을 해줬으므로 엑스코프리 개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플랫폼 기술, 황금알 낳는 거위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은 대개 해당 물질에 대한 권리가 기술이전 대상 기업에 넘어가지만 의약품 플랫폼 기술은 원천기술 보유 기업이 권리를 보유한 채 여러 제약사로 기술이전을 할 수 있다. 훌륭한 의약품 플랫폼 기술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약물-항체결합(ADC) 기술인 ‘콘쥬올(ConjuALL)’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약물 단백질과 해당 약물이 작용하는 항원(질병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로 구성된다. 약물과 항체를 이어주는 접합체가 링커(Linker)다. 약물이 효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특정 항원에서만 링커의 연결이 끊어져 약물이 제때 방출돼야 한다.

▲ 레고케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 출처=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레고켐바이오는 특정 항원에서 둘 사이의 연결을 끊어 약물이 원하는 곳에서만 방출되도록 만드는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약물과 항체만 바꾸면 계속해서 새로운 바이오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업은 누적 기술이전만 5건으로 총 기술료 기준 1조2000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에도 지속적인 기술이전이 기대된다.

하이투자증권 박재경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연달아 발표된 실망스러운 R&D 결과에도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기술이전은 양과 질에서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총 계약규모에 있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2015년도 기술이전이 한미약품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과 대비해 다양한 제약바이오 기업이 기술이전을 했다. 산업 전체 R&D 역량은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황진중 기자  |  zimen@econovill.com  |  승인 2020.05.24  17: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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