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달의 봄, 120×70㎝

붓은 친숙한데 화면은 늘 나를 긴장하게 한다. 그린다는 것이 머릿속 생각만으로는 붓이 움직여주지 않는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해도 손 따로 마음 따로 붓질이 된다.

▲ (왼쪽)푸르른 날, 40×70㎝ (오른쪽)한가한 날, 60×70㎝

때론 화면 속에 몰입되어 스스로의 자만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떨어져 냉정히 봤을 땐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 봄 향기 환희 피는 날, 140×140㎝

왜일까…. 늘 생각하는 일이지만 낯설고 어렵다. 편한 사람과 가식 없는 대화중에서 내용이 엉뚱하게 흘러 서로간의 감정싸움이 일어나듯 그림도 내 맘 같지 않고 힘들다. 오늘도 붓과 씨름하지만 화면은 아직도 나를 조금씩 거부한다. 찢어야 편하겠다!

꿈틀대는 욕망에 붓을 들고 종이에 사정하듯 대한다. 잘 좀 하자고. 기분 좋으면 잘 받아주고 그렇지 않으면 밀어낸다. 아직도 뭔가 부족함이 많다는 생각하면서도 고집스레 붓질을 한다.

△글=강금복 작가(한국화가 강금복,강금복 작가,KANG KUM BOK,Eunsan KANG KUM BOK,隱山 姜錦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