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두달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뛰어넘었다. 특히 여성과 고령자의 일자리가 심각한 타격을 입어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노사연) 이사장은 '코로나19 위기와 4월 고용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이사장은 "고용 지표는 계절 외에 경기 변동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코로나19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전년 동월이 아니라 전월이나 2월과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로 감소한 취업자는 102만명이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2684만명)과 4월(2650만명) 각각 68만명, 34만명 줄었다. 4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48만명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한 계절조정 감소 폭은 이보다 심각하다는 얘기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취업자 감소 폭을 뛰어넘는다.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7년 12월에서 그 다음해 1월까지는 두달 동안 취업자 수는 92만명이 감소했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1월 이후 2009년 1월까지는 9만명 줄었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 코로나 위기에 따른 취업자 수 감소 폭은 외환위기 때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12월부터 1999년 2월까지 14개월 동안 취업자 수는 140만명이 감소했다.

실제 고용시장은 이보다 악화됐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감소한 전체 노동 시간을 "주40시간 일자리로 환산하면 28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고 분석했다. 전체 취업자의 총 노동시간은 올해 2월 10억7084만 시간이었으나, 4월 9억5889만 시간을 기록하며 두달 동안 10.5%(1억 1195만 시간) 감소했다. 

▲ 출처=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일자리 감소는 고스란히 고용 취약계층에 돌아가고 있다. 특히 여성·고령자·임시일용직·개인서비스업·사회서비스업·단순노무직·서비스직 등이 큰 타격을 보고 있다. 

고령자인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올해 4월 486만명으로, 두달 전인 2월보다 44만명 줄었다. 청년(15~29세)가 21만명, 50대 19만명, 30대 18만명, 40대 16만명 순으로 뒤를 이으며 거의 모든 연령층이 타격을 입었다. 

같은 기간 여성 취업자 수는 62만명 줄어들어 1128만명을 기록했다. 남성(1521만명)이 40만명 감소한 것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직(25만명)과 서비스직(25만명)이, 종사자 지위별로 임시직(45만명)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상용직(22만명), 일용직(14만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장은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앞으로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