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대교.

[이코노믹리뷰=전지현·이혜라 기자] 2020년 4월 9일. 한국은 전 세계적인 펜데믹 상태에서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다. 그러나 공교육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부주도 교육 정책이 결국 ‘반쪽자리’ 온라인 개학을 만든 것이다. 국내 에듀테크 산업은 공교육 시장이 문을 굳게 닫은 사이 사교육 시장에서 발판을 다져왔다. 맞춤형 학습 플랫폼 개발을 통해서다.

이는 수치가 입증한다. 실제 에듀테크 기업인 에스티유니타스 영어교육 브랜드 ‘영단기’는 1분기 수강생이 전년 동기 대비 379% 상승했고, 온라인 초등교육 브랜드 ‘일간대치동’은 3월 수강생이 전년보다 170% 늘었다. 테크빌교육 교사연수 플랫폼 ‘티처빌’은 3월 사이트 방문자수가 전년 동기대비 150%, 유·초·중·고 교사 온라인 직무연수 신청건수는 3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웅진씽크빅 ‘웅진스마트올’도 2월 대비 3월 회원수가 약 47% 올랐다.

에듀테크 성장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책은 교실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홀론아이큐(Holon IQ)는 세계교육시장이 2020년 6조5000억달러에서 2030년 10조달러로 올라서는 가운데 에듀테크시장은 2018년 1530억달러에서 2025년 34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가 유튜브, 교육용 앱을 활용한 학습을 선호한다는 점이 주원인이다. 교육기업들은 일찌감치 스마트 교육시장 선점을 위한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이들은 공교육이 전통적 교육방식을 고집하는 사이 외면 받던 수많은 에듀테크 기술을 도입해 효과를 입증받고 있다.

업계의 에듀테크 노력은 공교육에도 도움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공교육과 사교육이 공동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이뤄 ‘에듀테크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어서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가 기업에 제공되고, 기업은 빅데이터를 가공해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기업들은 공교육 레퍼런스를 발판 삼아 수출까지 이어갈 수 있다.

교원그룹, 사람으로 향하는 에듀테크 구현

국내 1위 교육기업 교원그룹의 에듀테크는 2015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습지 ‘빨간펜’을 디지털화해 ‘스마트빨간펜’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스마트 상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 교원은 교육상품 콘텐츠 개발전문가와 IT전문가로 구성된 연구개발인력 200여명을 투입했다.

6년여 시행착오를 거쳐 2016년 스마트펜과 전용 태블릿PC로 외국어를 학습하는 브랜드 ‘도요새’를 출시했고, 교원 올스토리 전집과 스마트 학습 앱을 연동시킨 스마트 독서프로그램 ‘창의융합 영재스쿨’도 선보였다. 그 결과 누적 멤버십 회원수가 총 50만 명을 넘었다.

올해는 3년간 총 100억원 규모의 기술개발 투자로 교육 상품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REDPEN AI 수학’을 선보여 출시 3주 만에 회원수 2만 명을 확보했다. 지난 3월 기준 4만2000명을 돌파하며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면모를 과시했다. 35년 교육노하우를 기술력에 담아 높은 호응과 만족도를 얻었다는 평가다. 이처럼 30년 넘게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는 교원그룹 에듀테크 상품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특히 REDPEN AI수학은 인공지능 선생님 ‘마이쌤’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 학습자와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부모 이목을 집중시켰다. 적절한 격려와 칭찬으로 학습을 유도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아이 눈동자 움직임을 분석하는 아이트랙킹(Eye-Tracking) 기술로 학습 몰입 여부를 판단하고 학습에 집중하도록 태도까지 코칭한다.

올해부터 교원은 AI 전문조직 운영과 에듀테크 상품군을 영유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교육 상품 95% 디지털화를 끌어올린 교원그룹은 올해 AI 상품군을 전략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교, AI 알고리즘으로 맞춤학습 주도… 웅진씽크빅, R&D 투자 확대로 승부수

대교는 2013년 AI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 학습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눈높이 ‘써밋 수학’을 선보였다. 써밋 수학의 핵심은 특허를 받은 지식유닛 기술에 있다. 지식유닛은 모든 수학적 지식을 가장 작은 단위로 쪼개 각각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써밋 수학은 이에 기반한 드릴다운(Drill Down) 방식을 적용, 문제를 세분화해 단계적으로 풀게 함으로써 오답 원인을 끝까지 추적한다. 학습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을 정확히 분석할 뿐 아니라 부족한 개념을 보완하는 학습 처방을 내린다.

▲ 출처=웅진씽크빅.

예를 들어 학생이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 관계를 묻는 문제를 틀렸다면, 하위 개념인 ‘약수 개수 구하기’와 ‘소인수분해 하기’ 등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정확한 이해를 돕는다. 

이를 통해 학생은 자신이 어떤 수학 개념이 부족한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취약한 개념을 집중적으로 학습한다. 특히 3가지 기능인 필터링 알고리즘, 예측 알고리즘, 마스터리 매트릭스 기술은 학습자 관리 기술과 AI수학 분석 관리 기술 특허까지 보유했다.

반면, 웅진씽크빅은 발 빠른 투자로 앞선 에듀테크 기술을 보유한 주인공이다. AI기술이 대표적 예다. 미국 실리콘밸리 키드앱티브와 개발한 ALP를 탑재해 세계 최다 디지털 학습회원인 46만 명의 학습 수준, 성향, 문제별 난이도와 오답률 등을 정확히 예측·분석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2014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디바이스를 활용한 회원제 독서프로그램 ‘웅진북클럽’을 선보이며, 실물 책으로 독서를 하던 전집시장을 전자독서시장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연령, 학년 별 읽어야 하는 책을 추천하는 독서 큐레이션 서비스까지 도입해 책 읽기에 대한 흥미와 효율성을 높였다. 이후 웅진씽크빅은 웅진북클럽을 기반으로 스마트디지털 학습지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2016년 1월에는 IT개발실도 신설했다. ‘웅진북클럽’ 디지털 콘텐츠 개발을 시작으로, AI서비스와 스마트 학습 플랫폼, AI 독서 프로그램 등을 기획·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IT개발실에는 현재 150여명 에듀테크, AI관련 연구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그 결과 2018년 웅진씽크빅 AI학습코칭을 시작으로 2019년 AI수학, 스마트올 등 AI관련 상품을 론칭했다. 웅진씽크빅은 현재 AI회원 12만 명, 스마트디지털학습 회원 46만 명을 보유한 업계 스마트디지털교육 1위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에스티유니타스·윤선생, 빅데이터와 AI 기술력 내세워 에듀테크 선도

영단기 공단기로 유명한 에스티유니타스는 2010년 설립 초기부터 온라인 중심 에듀테크 서비스를 제공했다. 학생들 학습 패턴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단기고득점 방법론은 수험생들에게 입소문을 탔고, 에스티유니타스는 ‘합격예측 풀서비스’와 인공지능 교육 서비스 ‘스텔라’ 등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다각화했다.

▲ 윤선생 스피커버스. 출처=윤선생.

스텔라는 학생의 현재 학습상태를 분석해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구현한 ‘약점 보완 서비스’와 ‘출제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월엔 인공지능 기반 문제풀이 앱 ‘커넥츠 Q&A’ 글로벌 베타 버전을 선보인 결과 12개국 교육앱 1위를 휩쓰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커넥츠 Q&A’는 에스티유니타스가 축적한 빅데이터 분석과 AI 기술력을 집약한 결과물로, 모르는 문제를 찍어 올리면 데이터베이스와 매칭해 5초 이내 답변과 문제풀이 과정을 제공한다.

40년 역사의 윤선생은 풍부한 영어 학습 콘텐츠에 IT기업 전문기술을 입혀 에듀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출시한 ‘윤선생 스피커북’은 에듀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 상품이었다. 윤선생 영어교육 콘텐츠와 SK텔레콤 AI스피커 ‘누구(NUGU)’가 결합한 이 상품은 음성인식 AI스피커에 스토리북, 워크북 등 학습 교재를 결합해 아이들이 영어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영어 노래 따라 부르기, 영어 퀴즈 등 학습 활동은 AI스피커와 학습자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올해 2월에는 영어 말하기 앱 ‘스피킹버스’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가상공간 마을을 탐험하며 다양한 원어민 캐릭터를 만나는데 이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말하기 표현을 훈련할 수 있다. 게임을 하는 것처럼 실력을 키울 수 있다.

테크빌교육, 교사에 최적화된 온라인 학습시장 집중

테크빌교육은 주력사업이자 주요브랜드인 교사원격연수플랫폼 ‘티처빌’을 통해 2002년부터 교사들의 오프라인 중심 교육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공교육 중심 교원연수부터 시작해 현재는 학생과 학부모 대상 통합적 교육사업까지 바른 미래를 지원하는 중이다. 이러닝을 넘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신기술 기반 콘텐츠 교육서비스에 대한 연구개발로 교육 주체인 교사를 지원하기 위해 기술을 교육에 접목하고 있다.

비정형화된 마이크로러닝 개념을 도입했고, 교사의 1인 콘텐츠 생산과 공유를 지원하기 위한 콘텐츠 공유 플랫폼 ‘쌤동네’를 론칭해 선생님들의 온라인 수업 활성화를 도모했다. 티처빌은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수업에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겪자 지난 4월, 교과서 단원, 차시별 필요한 유튜브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쌤플’ 서비스를 출시했다. 57만 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티처빌은 4400만 건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사들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며 연수원 최초 ‘챗봇’을 도입해 24시간 고객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