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막기 위해 2650억달러(약 324조원)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 생중계된 TV 대국민담화에서 “이번 경제 부양책은 인도의 자립을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며 “부양책은 토지, 노동, 유동성, 법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번 부양책의 세부사항은 나오지 않았지만, 새 공장 건설의 세제 혜택, 해외 기업 유치 프로그램과 연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또한 “예상보다 더 큰 경제대책이 발표됐다”면서 “농부부터 이주 노동자, 대기업까지 모든 부문을 돕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25일부터 전국적 봉쇄 조처를 내렸으며, 지난 3일 봉쇄기간을 2주 연장된 상태다.

봉쇄 기간에는 학교, 교통 서비스, 상업·산업시설이 모두 폐쇄됐고 주민 외출과 주 간 이동도 엄격히 제한되면서, 인도에서는 최악의 경제지표가 나오고 있다.

IHS마킷의 조사 결과 인도의 지난달 제조업 PMI는 27.4를 기록,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제조업 PMI는 51.8이었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이하면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미국, 영국, 한국,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인도의 낙폭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서비스산업 상황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지난달 서비스 PMI는 5.4를 기록, 전달 49.3과 비교하기도 힘든 수준으로 떨어졌다. IHS마킷은 “200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잔혹한 축소폭”이라고 전했다.

인도자동차제조협회(SAIM)는 전국 봉쇄령으로 지난달 자동차 제조공장 및 판매 딜러사가 모두 문을 닫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내수 판매가 ‘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인도 내 자동차 판매량은 25만대를 기록했다.

현지시장 점유율 1위인 마루티스즈키인 내수 판매는 0대, 수출 물량은 단 632대를 기록했다. 2위 현대차 등 글로벌 업체들도 내수시장에 단 한 대의 차도 판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SIAM은 인도 자동차 업계가 하루 3억600만달러(약 375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의 기름 소비는 봉쇄가 본격화한 4월 들어 더욱 악화했다. 지난달 휘발유 소비는 지난해보다 60.4%, 경유도 55.6% 감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인도의 실업률은 지난 3월 8.74%에서 4월 22.89%로 수직으로 상승해, 한 달 만에 1억2200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40년 내 첫 연간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올해 GDP 증가율을 2.0%이다.

현재 인도에서는 이날 7만429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352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도 121명 추가돼 누적으로 2415명으로 집계됐다.